연일 35도를 넘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전북지역 유통가의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지역 전통시장과 노점상에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고,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은 더위를 피해 몰려드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오전 9시 반, 전주 남부시장.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염에 이른 오전에도 손님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상인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콩나물과 두부를 판매하는 상인은 호스를 이용해 계속해서 물을 갈아주고, 생선가게 상인들은 생선 위에 얼음을 채워 넣느라 분주했다.

더위에 직격탄을 맞은 건 시장 노점상도 마찬가지다. 폭염으로 인해 손님들이 모이지 않는 것은 물론, 가격을 물어보는 경우도 거의 없다는 것.

남부시장에서 채소를 판매하는 상인 김 모 씨는 “날씨가 너무 덥다보니 시장에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며 “채소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는데 그마저도 시들까봐 걱정이고, 손님은 없고 속이 타들어 갈 지경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대형마트와 백화점, 극장 등은 소비자들이 몰려 북적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더위를 피하기 위해 냉방 시설이 잘 갖춰진 곳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

롯데백화점 전주점은, 폭염이 심해지자 고객들이 늦은 시간까지 몰리고 있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더위를 피할 수 있고, 다양한 볼거리 및 쇼핑을 즐길 수 있어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마트 전주점은 야간 고객이 늘면서, 폐점시간을 기존보다 30분 연장했다. 지난 20일부터 새달 19일까지 30일 간, 폐점시간을 오후 11시에서 11시 반으로 늘려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 전주점 관계자는 “늦은 시간에도 찾아주시는 고객들이 많다”며 “야간 고객이 늘면서 불편함 없이 폐점시간도 30분 연장했다”고 말했다.

더위를 피해 동네 커피숍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도 늘었다.

실제 전주 효자동 H커피숍의 경우, 최근 매출이 20~30% 가량 늘었고, 찾아오는 손님도 부쩍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직장인 이 모(34․전주 효자동)씨는 “집에 있어도 냉방비 걱정 때문에 오히려 밖으로 나오는 게 이득이다”이라며 “다양한 방법으로 더위를 피하고 있다”고 전했다./박세린기자․ice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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