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미 농촌진흥청 한우연구소 농업연구사

멀리서 오는 귀한 손님이나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에게 대접할 음식으로 우리는 한우고기를 많이 떠올린다. 한우고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며, 귀하고 든든한 음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미국, 호주 등에서 소고기 수입이 증가해 한우고기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낮아지고 있다. 2022년 국가 소고기 자급률 목표치는 42.6%지만 현재 한우 자급률은 2014년 48.1%에서 최근 40% 내외로 떨어졌다. 또한, 소고기 수입액은 2017년 2조 7,365억 원으로 전년도인 2조 5,386억 원보다 약 1,979억 원이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 소를 사육한 것은 4,000여 년 전부터이다. 소는 농사에 이용되기 전 고대 국가 제례에 중요한 제물로 쓰이거나 수레를 끄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움집과 같은 형태로 정착 생활을 하면서부터는 밭을 갈고 짐을 운반하는 등 역용으로 가족과 같이 지내왔다. 일제강점기에는 무려 150만 마리가 일본으로 넘어갔다. 또한, 1938년 조선우심사표준을 제정해 조선우의 모색을 적색으로 단일화시켜 다른 색깔의 소들은 사라지게 됐다. 해방 이후 1960년대부터는 증식보다 개량에 중점을 두고 가축등록사업과 종축·후보축의 검사기준을 마련했고, 1970년대에는 순종 개량과 육량 증가를 위한 샤롤레와의 교잡에 의한 신품종 개발이라는 두 가지 정책을 추진했다. 1979년부터 1989년까지는 한우 개량단지가 8개에서 64개로 확대되며 활발한 개량사업이 이뤄졌다.
 한우는 이처럼 고대(古代)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과거 역용에서 현재 식용으로 그 역할을 다하며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우의 자리가 지켜지고 있는 것은 단연 우수한 맛과 품질 때문이다. 한우고기는 수입 소고기와 비교하면 육질이 연하고 풍미가 우수하다. 그 이유는 근육 내 지방 형성이 우수해 근섬유가 가늘고, 근막과 인대와 같은 근육을 싸고 있는 결합 조직 함량이 적기 때문이다. 또한 한우고기 근내지방의 지방산 중 단일불포화지방산(MUFA)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올레인산은 함량이 높을수록 좋은 고기라 평가를 받으며, 건강에도 유익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올레인산은 혈관 벽에 쌓여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혈전 생성을 돕는 저밀도 지단백질을 낮춰주고, 혈관 벽에 붙은 콜레스테롤의 배출을 돕는 고밀도 지단백질을 높여주어 동맥경화, 심장병, 비만을 예방하며 혈압감소와 당뇨에 효과적이다. 앞선 연구에 따르면 한우고기의 올레인산 함유율은 곡물로 비육했을 때 50.62%, 목초로 비육했을 때 43.75%며, 미국산 소고기의 올레인산 함유율은 곡물로 비육했을 때 44.5%, 목초로 비육했을 때 40.09%이다. 한우고기에 올레인산 함량이 약 5~10% 더 높다는 것이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오직 맛이 좋고 양이 많은 음식을 찾지 않는다. 맛은 물론이고 어떻게 키워졌고 내 몸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음식인지 고민하고 선택하는 지혜로운 소비의 시대가 왔다. 한우고기는 현 시대가 추구하는 맛있고 건강한 음식이다.
 한우의 역사와 우수성을 짧은 글에 다 담을 순 없지만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 동고동락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한우의 위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끊임없이 우수성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며, 한우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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