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서 가축 폐사가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북의 피해가 가장 심하다. 대규모 가축 피해는 폭염이 직접 원인이지만 밀집축사 밀식사육의 후진적 축산이 보다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집계한 지난 25일 현재의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 규모가 기록적이다. 전국에서 총 217만7천237 마리에 그 중 전북에서만 63만206마리가 폐사했다. 전북 피해가 30% 가깝다. 닭이 200만 마리를 넘어 대부분이고 오리와 메추리에 돼지와 소도 폭염으로 폐사했다.
  지난 24일 142만7천932마리였던 게 하루 사이에 무려 74만9천405마리가 폐사해 25일 2백만 마리를 훌쩍 뛰어넘었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가축 폐사 피해 규모가 더욱 커졌을 게 분명하다. 지난해에도 7월에 가축 180만8천여 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한 바 있고 그 전년에는 폭염 피해가 더 컸다.
  가축 폭염 폐사가 더위 때문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해마다 폭염 때 대량의 가축 폐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밀집축사 밀식사육을 특징으로 하는 우리 축산의 후진성에 보다 근본 원인이 있다는 게 정설이다.
  우리 축산은 축사들이 한 마을이나 한 지역에 밀집되어 있는데다 돼지는 스톨에, 닭은 케이지에 가둬 밀식 사육하는 후진적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초기 투자가 적게 들고 사육비도 적게 들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축산 규모도 영세하기 마련이다. 전국 11만5천여 축산농가의 절반이 넘는 6만190농가가 무허가 축사다. 축산당국이 3년여 합법화를 추진했으나 실적은 10%를 넘기지 못한 해 처벌 유예와 기한 연장으로 미봉하고 만 것으로 알려졌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 축산이 AI나 국제역 등 가축 전염병에 극히 취약하고 폭염에도 약하기 그지없다. 축사가 밀집돼 있는데다 좁은 스톨이나 케이지에 가둬 키워 극도의 허약체질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의 해마다 재앙 수준의 가축전염병 창궐과 폭염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그로 인해 대규모 무차별 살 처분과 천문학적 규모의 정부 보상과 보험금이 지급되고 있다. 그런데도 후진형 축산의 근본적 개선 움직임은 정부서도 농가서도 보이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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