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꼼지락의 모호한 운영방안과 늦어진 일정으로 무엇보다 힘든 건 학교와 문화예술단체의 연결이다.

양쪽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이를 조율할 시간이 부족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참여하는 학교와 단체 수(108교 59곳)가 예상(360교 70곳)보다 적은데 예산은 최대한 사용해야하는 상황도 언급했다.

매칭의 어려움은 여러 형태로 나타났는데 학교가 운영계획을 편성했거나 업무 늘 걸 염려해 1회성 행사를 원하면 단체는 공모 내용(학교당 3차시~20차시)대로 진행하길 원했다. 단체가 교육보다 예술에 치중하거나 예산, 일정을 감안해 단발성 및 낮은 차시를 제안하면 학교는 일정 기간 전과 다른 문화예술교육을 꾸려주길 바랐다.

때문에 매칭은 미신청 학교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7월 중순까지 수차례 계속되고 단체들은 최대 10개에서 12개 학교까지 갈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매칭율은 계획 대비 60%에 그쳤고 총예산 30억 원 중 9억 원을 삭감하기 이르렀다.

단체 계획이 어그러지는 경우도 있었다. 단체와 학교, 심사위원의 사업 이해도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C단체는 “심사 당시 뭘 할지 밝혔고 호평 받았는데 뽑히고 나니 1회성은 안 된다더라. 우리가 오해한 부분도 있지만 심사위원들도 잘못된 걸 짚지 못한 거다”라며 “횟수를 갑자기 늘리다보니 예상치 못한 프로그램을 해야 했고 일정과 예산 모두 빡빡해졌다”고 털어놨다.

D심사위원은 “신청서는 꿈다락과 흡사하다. 유형 중 감상 교육청, 참여 체험형은 그렇다 쳐도 공동체 기여형, 소모임 성장형은 두루뭉술해 어떤 기준으로 단체를 선정해야 할지 고민됐다”면서 “꼼지락이 문화예술교육 사각지대를 찾았다 한들 적합한 단체를 뽑기에 어려운 구조”라고 꼬집었다.

대규모 꼼지락은 비교적 높은 예산(1회 3천만 원, 최대 4회)으로 단체 간 과도한 경쟁을 유발했으며 작품 외 대부분을 주관하는 지역교육청의 역량과 의지에 따라 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살핀 꼼지락의 문제점은 핵심의도인 ‘학생들의 문화예술향유와 이를 통한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 근본적인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전문가 부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꼼지락 담당자는 전북교육청 장학사 1명이다. 전문가집단인 추진단을 구성했지만 이들이 공식적으로 만난 건 3번이고 기본계획 수립 뒤 만난 적이 없다. 전북문화관광재단을 비롯한 유관기관의 조언을 얻었다곤 하나 말 그대로 조언 수준이다.

해당 장학사의 경우 문화예술담당도 아니고 꼼지락과 여러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처음 시행하는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비전문가가 홀로 감당하는 건 애초에 무리였다는 의견이 잇달았다.

여러 문화예술 전문가들은 “문화예술의 특성이 잘 반영되지 않고 진행도 더뎠다”고 했다. 담당 장학사는 “예술계에는 뚜렷한 기준이 없는데 행정은 근거를 요하고…하나부터 열까지 묻고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답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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