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봉농악의 체계와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한평생을 바치신 고 양순용 선생의 추모제가 국·내외의 대표적인 무형문화유산이 한자리에 모이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농악을 중심으로 올해 23번째 열리는 필봉굿 축제는 16일부터 19일까지 3박 4일간 임실군 강진면 필봉농악전수관에서 진행된다. 
  임실필봉농악보존회가 주최·주관하는 제23회 필봉마을굿축제(위원장 양진성)는 ‘신명이 춤추는 땅’이라는 주제로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산신제를 시작으로 막을 연다.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은 필봉마을굿 축제는 전국화, 세계화를 통해 지역 무형유산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키고자 공연, 교육, 대회, 체험 등 4가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 농악으로 선정된 이리농악, 평택농악, 구례잔수농악, 임실필봉농악의 본 공연이 준비되어 있으며, 국가무형문화재 진도다시래기, 송파산대놀이, 가산오광대의 공연이 한자리에 모여 국가무형문화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필봉문화촌의 대표적인 공연으로는 필봉마을의 오랜 풍물굿 소리와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히히낭락 필봉 춤추는 상쇠’와 창작연희극 ‘농자두레놀이’가 준비되어 있으며, 농촌과 문화의 공간과 범위를 조화롭게 구성한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인문생태콘서트 ‘당산풍월’이 필봉마을 당산나무 아래에서 진행된다.
  그리고 네 예술가가 세상의 모든 일을 한통에 담아 재미나고 다양한 시선으로 풀어보는 ‘한통속 토크콘서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김용택 시인과 김준권 판화가, 여태명 서예가, 양진성 상쇠의 담소가 진행되고, 이어 명무 김광숙, 대금연주자 이창선의 퍼포먼스가 함께 어우러져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필봉농악의 전승과 보존을 위해 전국에서 활동하는 풍물패가 한데모여 마을굿축제를 축하하는 판이 벌어지고, 늦은 밤에는 축제를 준비한 사람들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즐길 수 있는 필봉야류 달굿이 펼쳐진다.
  ‘풍물굿의 생태성’이라는 주제로 풍물굿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머리와 가슴을 맞대고 교류, 교감하는 연합학술대회가 개최되며, 중국 사천성 소수 민족들의 다양한 전통음악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중국 덕양시 문화관 예술단의 국제교류공연이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청관중이 넘나들어 탈춤, 소고, 노래굿 등을 함께 경험해보는‘나도 전승자’ 전수교육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필봉농악 다색체험, 전통놀이 체험, 먹거리, 더위극복체험, 스물세고개의 체험잔치 등 즐길 거리가 아주 풍성하게 마련되어 있다.
  필봉농악전수관 양진환 사무국장은 “농악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던 우리의 오래된 삶과 풍습이 스며들어 있다. 만용 양순용 선생님은 먼데사람 보기 좋고, 가까운 사람 듣기 좋은 굿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축제가 먼 사람 가까운 사람이 신명으로 한데 어우러지는 판이 되어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함께 인식하고, 농악이라는 대동적 공간을 통해 시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미래유산으로서의 가치 확산과 발전으로 나아가는 길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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