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브랜드 마케팅의 교훈

오피니언l승인2018.08.09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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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길 전북대 스포츠과학과 강의전담교수 


특정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과연 전정한 선호인가에 대한 고민은 이미 오래된 마케팅의 숙제이다. 진짜로 그 브랜드 제품들의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그 브랜드만이 가지는 특유의 경열철학이 맘에 들기 때문에 등의 확고한 이유가 있어 특정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도 모르는 어떤 이유 때문에 그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유명 커피 전문점의 값비싼 커피들과 그렇지 않은 커피들을 한데 모아 두고서 맛에 대한 선호도를 블라인드 테스트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가격이 더 싼 커피가 압도적으로 1등을 차지했다는 식의 신문기사는 이미 식상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이 블라인드 테스트의 취지는 커피가 맛있어서, 좋은 원두를 쓰기 때문에 그 브랜드가 좋은 게 아니라 브랜드를 알고 마시기 때문에 그냥 맛있게 느껴진다는 것을 꼬집고 있다. 즉 사람들은 브랜드에 휩쓸려 생각보다 자신의 취향을 모르며 ‘가짜 취향’을 따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브랜드는 소비자가 자신의 진짜 취향을 인지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한다. 전자제품을 살 때에는 그 제품의 기능과 가격을 따지기 전에 어느 회사 제품인지를 확인하게 하고, 옷을 고를 때에는 어떤 색을 좋아하는지, 어떤 소재를 편하게 느끼고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생각하기도 전에 로고를 먼저 보게 만드는 것이다.
위의 블라인드 테스트가 큰 화제가 되었던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 소비자들은 ‘가짜 취향’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자신의 ‘진짜 취향’을 찾는 것에 이제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향수 전문점 ‘Desiree Perfums Store’가 이런 사람들을 위해 진짜 취향을 깨달을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그것이 바로 모든 향수의 라벨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이 매장의 모든 향수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테스터 병에 담겨져 있다. 그리고 그 모든 병들은 오직 향의 특징에 따라서만 진열한 것이 이 매장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일단 소비자가 가게에 들어오면 직원들은 향수에 대한 안내를 시작한다. 소비자와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각각의 향이 가지는 특징을 세세하게 설명한 후, 소비자에게 어울릴 것 같은 향수를 추천한다. 그럼으로써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향수를 최대한 자발적으로 고를 수 있게 된다. 즉,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선입견으로 작용할 수 있는 브랜드에 대한 정보는 철저히 배제한 채, 자신의 취향이 무엇인지 천천히 깨달아 가며 오직 자신의 순수한 취향에 따라서만 향수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소비자가 가짜 취향을 갖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브랜드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취향을 깨닫는 것은 ‘디브랜드(Debrand)’ 마케팅, 즉 제품 속에 녹아 있는 특정 브랜드의 제품임을 알아볼 수 있는 단서들(로고, 특유의 폰트)을 제거하는 마케팅 전략을 통해 가능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소비자는 브랜드에 가려져, 남들의 취향에 파묻혀, 제대로 알 수 없었던 자신의 진짜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디브랜드 마케팅을 우리 사회 의식구조에 치환시켜 보면, 우리 인간의 타인에 대한 판단능력도 가짜취향을 닮아 있는 듯하다. 직업이 좋아서, 돈이 많아서, 권력이 있어서 등의 개인의 브랜드와 명성이 한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위의 디브랜드 마케팅의 사례를 통해 보았듯이, 한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그 사람의 인격, 배려, 매너, 양심 등과 같은 타인을 고려한 이타심 혹은 우리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정신 등이 진정한 기준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구현은 인간의 평가기준을 가짜취향이 아닌 진짜취향으로 의식구조가 전환하였을 때라는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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