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직업이 없던 20대들이 룸메이트를 때려죽이고, 사체를 유기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지난 2월 A씨(26) 부부가 “함께 살 동거인을 구한다”는 글을 SNS에 게재했다.

이를 본 B씨(23) 연인이 지난 3월 군산시 소룡동 A씨 부부의 빌라로 거취를 옮겼다. B씨 여자친구의 지인 C씨(23·여)도 집을 나와 떠돌던 중 이들 연인과 함께 향했다. 이들의 공동주거 쉐어하우스에는 A씨 부부의 지인 D씨(23)도 수시로 드나들었다.

B씨 연인은 공동생활 비용으로 매달 각각 10만원씩 A씨 부부에게 납부하기로 했다. C씨는 형편이 되지 않아 청소와 빨래 등 집안일로 대신했다.

웨이터와 노래방 도우미 등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했던 이들은 인터넷 중고물품 사기 범죄도 저질렀다.

공동생활이 지속되면서 집안일을 맡은 C씨와 의견 충돌이 잦았다. “빨래를 제때 하지 않았다”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아 집이 더럽다” 등 대체로 집안일에 따른 다툼이었다.

5월 12일 오전 9시께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B씨와 D씨는 집안일을 문제 삼아 C씨와 다투면서 주먹과 발로 C씨를 수차례 때렸다. 이들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C씨는 숨졌다.

발각될 것을 우려한 이들은 같은 날 오후 5시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빌라에서 20km 떨어진 나포면 야산에 매장했다. 한 달 뒤인 6월 군산에 많은 비가 내려 토사가 유실되자 재차 20km 떨어진 옥산면 들판에 묻었다.

C씨가 집을 나가 싸늘한 주검이 되는 동안 실종신고는 2차례 접수됐다. 3월 28일 첫 실종신고가 접수된 뒤 C씨의 연락이 걸려와 취소됐다. “연락 이후 만나지 못했다. 걱정된다. 확인을 해달라”는 C씨 아버지의 신고가 7월 27일 다시 접수됐다. 경찰은 사람을 살해한 뒤 매장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벌여 이들을 검거했다.

13일 군산경찰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A씨 등 5명 가운데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명은 다른 혐의로 수감생활 중에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으로 숨지게 한 2명 외 나머지 3명이 사체 유기 범행에 가담하는 등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계속수사 할 예정이다”면서 “유기 과정에서 황산을 뿌려 부패를 빠르게 하려 했다는 진술이 나오는 등 국과수 부검결과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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