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長) 물 수(水), 물이 길게 흐르는 지역이라 하여 붙여진 장수군은 금강의 발원지이며, 생태문화의 중심지 뿐만 아니라 남덕유산(1,507m)과 장안산(1,237m) 군립공원의 계곡계곡마다 훌륭한 산림환경자원을 자랑하고 있다.

장수 마실길 경로는 ‘장수덕산 범연마을?덕산계곡-지실가지?계남 장안리 도깨비동굴-장안문화예술촌’으로 7km코스 구간의 마실길이다.

장수 마실길은 덕산제 인근에 위치한 범연동 마을 등산로 입구에서 출발한다. 무드리 산장을 지나 덕산 계곡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장안산 주변계곡의 울창한 산림과 계곡 물소리, 산 새 소리를 들으며 바쁜 일상에서 완벽히 차단되어 걷는 길이다.

장안산 750고지에 위치한 지실가지는 오지중에 오지로 손꼽히는 마을이다. 장수군에서도 산을 넘고 넘어야 갈 수 있는 지실가지 마을을 마실길 코스 내에서 만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지실가지 마을에는 2010년부터 전기가 공급되었다고 하니 이곳이 얼마나 오지인지는 짐작할수 있을 것이다.

“흙이 비옥해 무엇을 심어도 잘 열린다”는 뜻의 지실가지 마을은 도심을 떠나 온 이들에게 도원경같은 곳으로 전통 차와 음식 등을 파는 집이 몇 채 있어 잠시 흘린 땀을 식혀가기 딱 좋은 곳이다.

장안사 인근의 도깨비소원탑을 지나면 역고드름으로 유명한 도깨비동굴을 만날 수 있다.

장안리 도깨비 동굴은 “한국전쟁 당시 장안리 ‘내동마을’이 7개 마을을 이어주는 요충지여서 빨치산의 습격을 많아, 이를 피하기 위해 피란민들이 동굴 속으로 숨어 있었다”는 설과 “70년대 구리광산으로 운영하다 80년대 이후 수익이 적어 폐광하여 이후 도깨비 동굴이 되었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장안산의 품을 떠나 폐교를 활용해 새롭게 꾸민 문화, 예술 창작공간인 장안문화예술촌 곳곳에서 도깨비를 만날 수 있다.

장안문화예술촌은 1999년 장안초등학교가 50회를 끝으로 문을 닫은 후 지역의 예술인, 공예인들이 모여 예술촌을 구성하고 지역문화발전과 전통문화 전승 및 예술교육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해마다 도깨비축제가 열리는 장안문화예술촌 운동장에 서서 장안산을 바라보니, 지실가지 고개를 넘어 여태 지나온 아름다운 길도 어쩌면 도깨비가 선물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수=엄정규기자·cock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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