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교육청은 현 중3이 치를 대입에서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이 확대된 것과 관련, 전북 지역 일반고 학생들의 수도권 주요 대학 진학이 지금보다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일반고 학생보다 자율형 사립고(이하 자사고) 특목고 학생이나 수능을 여러 번 본 이들이 수능에 강하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가 수능 비중을 확보하느라 지역 여건은 물론 현 교육과정과 대통령 공약도 놓쳤다고 덧붙였다.

교육부가 22일 발표한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안’은 정시인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현행(2019학년도 수능 전형 20.7%, 전체 정시전형 23.8%)에서 30% 이상으로 확대 권고한다. 단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30% 이상 모집 대학은 제외한다.

대학의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늘리기 위해 2022학년도 해당 비율 30% 이상인 대학에만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참여 자격을 부여할 전망이다. 영역별 평가방식은 제2외국어/한문이 절대평가로 바뀌어 국어 수학 탐구영역은 상대평가,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은 절대평가다. 수능 국어와 수학은 공통과 선택과목 구조로 이원화하며 탐구영역에선 문이과를 구분하지 않는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활용은 대학 자율로 한다. 학생부 기재는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를 유지하되 간결해지고 EBS 연계율은 현 70%에서 50%로 줄인다.

전북교육청은 수능 위주 전형이 커지면 도내 일반고 학생들의 수도권 주요대학 진학이 떨어질 걸로 내다봤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우리 지역 대학 대다수는 정시 비율이 30% 이상이거나 학생부교과전형 비율이 40% 안팎이거나 둘 중 하나다. 때문에 도내 대학 입시에 큰 변화는 없을 거다”라며 “문제는 수도권 주요대학에 가려는 도내 일반고 학생들”이라고 예측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수도권 주요대학이 수시(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위주)를 늘리는 추세였고 우리 학생들의 해당 대학 수시 합격률도 증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재정지원사업 연계로 대학들의 정시 즉 수능 확대가 불가피해졌다”면서 “수능에선 자사고 특목고 학생이나 재수생 삼수생 혹은 사교육이 활성화된 일부 수도권 지역 학생들이 유리할 거다. 도내 일반고 학생들은 비중이 줄어든 수시로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수능으로든 수도권 주요대학 합격이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수능 비율을 갑작스레 늘리느라 지역 일반고 학생들이 불리한 상황에 처하고 현 교육정책 방향이 흔들리는 데 유감을 표했다. 도교육청은 “학교현장은 입시경쟁체제로 돌아가고 고교 및 대학 서열화는 강화될 거다. 이대로라면 과정, 진로, 학생을 중시하는 교육과정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이 2015 개정 교육과정이나 고교학점제, 수능 절대평가 전환,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 등 현 교육과정이나 대통령 공약과 엇갈린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부는 2022년 시행키로 한 고교학점제를 2022년 부분 도입 뒤 2025년 본격 시행하는 걸로 미뤘다.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실현하지 못했고, 학생부종합전형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학생부 기재 개선안도 근본적 측면에서 제시하지 않았다. 자사고 관련 고교체질 개선 밑그림도 2020년에야 낼 예정이다.

무엇보다 교육부가 교육 혁신을 멈춘 건 아닌지 우려의 시각이 많다. 도내 일부 교사들은 “1년 유예하고 공론화과정까지 거친 대입개편안이 결국 제자리다. 이번 정부 몇 년 만 버티면 교육 혁신은 공염불이 될 거란 신호 같아 안타깝다. 애써 일군 교실의 변화들은 뭐가 되나”라고 털어놨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