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면 물놀이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계곡이 도내에는 상당히 많다. 전주 인근만 해도 모악산, 완주 고산 및 동상면, 진안 용담호로 흘러드는 다양한 물줄기까지 많은 계곡이 도민들을 힐링 하고 있다. 이들 계곡은 전북도민에게 휴식과 함께 낚시 등 다양한 재미와 가족의 휴가 역사까지 제공하고 있으니, 우리가 진정 아껴야할 자연유산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매년 휴가철이 끝나면 농촌 행락객들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바쁘다. 쓰레기는 치워도 치워도 끝없이 나오는 게 현실이다. 행정단속으로 쓰레기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 도민들 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쓰레기는 항상 넘쳐나게 된다.
레저 산업이 발달하면서 펜션에 1박 이상 머무르거나 캠핑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공공의식이 나은 편이다. 나름대로 쓰레기를 분리해 가져가거나 종량제봉투를 이용해 내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당일치기로 농촌과 계곡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각종 요리를 해 먹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쓰레기를 두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중 쓰레기를 봉지에 담아 두는 사람은 그래도 마을 주민을 도와주는 편이다. 과일 껍질을 자연으로 보낸다며 마구 버리는 통에 다른 사람이 밟고 미끄러져 넘어지고, 종내에는 악취를 내며 파리를 끌어모은다. 특히, 바위 사이나 숲속 깊이 쓰레기를 숨겨놓고 가는 사람이 가장 문제다. 이는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까지 힘이 빠지도록 만든다.
도시민들이 많이 찾는 계곡 입구 쓰레기장을 보자면 쓰레기 종류도 많다. 소주병, 음료수병, 각종 깡통과 음식 찌꺼기, 부탄가스 캔, 돗자리, 휴지 등 사람들이 사용하고 버리는 쓰레기 종류는 놀랄 정도로 많다. 단속이 끝나는 오후 6시 이후와 어두워지는 밤이면 쓰레기 발생량은 더욱 많아지고, 범위도 확대된다고 한다.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가져가라'는 문구는 행락객들에게 다가가지 않는 모양이다. 이들은 바위와 숲속에 양심을 숨기고, 어두워지면 모든 곳에 양심을 숨기는 자들이다. 이들 때문에 단속과 치우는 사업만으로 쓰레기를 줄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피서문화와 의식 수준이 개선돼야 한다. 정치와 행정, 문화계 및 시민사회가 뭉치면 못할 것도 없다. 다른 성공 사례처럼 '쓰레기 치우는 문화 의식 갖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여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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