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예술의전당은 변강쇠타령을 새롭게 재해석한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오는 1일 오후 3시 대공연장 무대에 올린다.
  창극으로는 최초로 관람등급 18금인 이 작품은 변강쇠가 아닌 그의 여자 ‘옹녀’를 주인공으로 판소리 특유의 익살과 해학, 풍자가 넘치는 내용이다. 2014년 초연 및 2015년 재공연 당시 평균 객석점유율 90%를 기록하고 프랑스 파리 중심부의 극장 테아트르 드 라 빌에 창극 최초로 공식 초청받아 한국을 넘어 프랑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국내 창극의 역사를 새로 쓴 이번 작품은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잃어버린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변강쇠타령'을 생명력 넘치는 이야기로 재탄생 되었다. 이로 인해 '변강쇠타령'이 색을 밝히는 '호색남녀' 이야기라는 편견을 깨트린다는 점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원작 비틀기의 고수인 고선웅 연출은 마초 색골남 변강쇠에만 맞춰져 있던 시선에 ‘점’을 찍고, 박복하지만 당찬 여인 옹녀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특히 판소리 원작의 약점인 스토리 라인을 강화하고, 변강쇠와 옹녀 등 여러 등장인물을 생생하게 재탄생시켜 외설이 아닌 인간미가 넘치는 이야기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줄거리는 이렇다. 평안도에 마음 곱고 인물 반반하며 몸매 성실한 옹녀가 살고 있다. 그녀의 문제는 팔자! 사주가 청상 과부살이라 만나는 남편마다 해를 못 넘기고 죽어난다. 문제는 남편뿐만 아니라 과부 옹녀를 탐하거나 범하는 수많은 남자들 역시 다 죽어난다는 것. 이러한 팔자 탓에 옹녀는 마을에서도 쫓겨난다.
  남녘으로 가는 길에 도착한 곳이 황해도 청석골. 거기서 옹녀는 운명처럼 변강쇠를 만나는데, 궁합이 기막히게 잘 맞아 둘이 함께 살기 시작했으나 재산을 도박과 술로 탕진하는 변강쇠 탓에 둘은 어쩔수 없이 지리산으로 들어가 살게 된다.
  하지만 변강쇠는 산 속에서도 노상 낮잠만 자고 나무라도 해오라고 하자, 장승을 뽑아 와서는 군불을 땐다. 이 일로 장승들이 분기탱천해 전국회의를 열고 변강쇠에게 세상 만병을 줘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하자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특히 이번 공연은 음악의 밀도를 높이고 의상 일부에 변화를 줘 완성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창극단 김지숙과 이소연이 옹녀를 연기하고 김학용과 최호성이 변강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게 된다.
  익산예술의전당은 창극에 참신함과 신선함을 더해 현재 시대에 맞게 새롭게 조명된 이번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공연으로 익산 관객들이 우리 고전을 또 다른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즐거운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공연은 익산시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익산예술의전당과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의 일환이다. 관련 문의 및 예매는 전화(063-859-3254) 및 홈페이지(http://arts.iksan.go.kr)로 가능하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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