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예술 정수라고 표현되는 사찰의 꽃살문을 국내 최초로 조명한 책자가 발간됐다.
  이종근의 <한국의 미, 꽃문(신아출판사)>이 바로 그 책으로 시간이 갈수록 원형을 잃어가는 한국의 꽃살문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20여 년의 답사를 거쳐 이번에 선을 보이게 됐다.
  꽃살문은 세계 어느 나라 건축물에서도 좀처럼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특유의 예술성이 깃든 조각품이며, 특정 종교의 예술로서의 가치를 넘어 우리 민족의 뛰어난 문화유산이다.
  작가에 따르면 법당의 문은 중생이 이승의 티끌을 털고 부처의 극락 세계로 들어가는 경계이기에, 불교에서 최상의 장엄을 표현하는 ‘꽃’으로 장식돼 있다. 특히 꽃살문은 격자살문과 빗살문, 솟을살문 등 전통 사찰의 출입문에 새겨진 다양한 무늬를 말한다. 꽃살문은 주로 교살문, 격자문살의 교차된 부분에 꽃무늬를 붙여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나무결이 그대로 드러나 담백한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꽃무늬 문살(꽃살). 꽃으로 장식한 문창살을 이같이 부르며, 꽃살이 있는 문을 ‘꽃살문’이 되고.
  내소사 대웅보전은 우리나라 꽃살문 중 가장 빼어난 것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범어사 팔상전의 격자살문, 빗살문, 범어사 안심료의 숫대살문, 남장사 극락보전의 솟을민 꽃살문, 용문사 대장전의 윤장대 솟을 꽃살문 등도 유명한 사찰의 꽃살문이다.
  사찰 외의 꽃살문은 경복궁 아미산의 굴뚝, 경복궁 자경전 십장생 굴뚝 등 5곳이 소개된다.
  전주 한옥마을 장현식고택은 한국 창호를 대신할 만큼 각종 문양으로 넘쳐나며, 경주 독락당은 살창을 통해 이언적선생이 바라는 희망 세상을 볼 수 있다. 전주향교 대성전의 솟을민꽃살문과 선비 이야기도 흥미를 더한다.
  작가는 오늘, 꽃 가운데 영원히 시들지 않는 한국의 꽃문(꽃살문)을 통해 꽃보다 아름다운 당신의 희망가를 두 손모아 간절히 응원하고 있다.
  현재 전주독서대전 추진협의체 위원, 2030 전주 문화비전 수립 자문위원, 전주 문화특별시 시민연구모임 멤버로, 한국서예교류협회 홍보 및 기획 이사, 새전북신문 문화교육부 부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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