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브랜드 키워 바른 먹거리 선도자 될 것"

<정읍서 오디 농사 짓는 김수미씨>고교 졸업 후 전업농 3년차 부모 그늘 벗어나 농지 임대 오디·아로니아 재배 생산물은 온라인 직거래 판매 황성조 기자l승인2018.08.21l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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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촌은 이제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융복합으로 이뤄지는 첨단기술농업을 지향하고 있다. 6차산업과 연계되는 창업농업과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미래농업으로 가는 데 청년들은 가장 중요한 주체가 된다. 뿐만 아니라 농촌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리 농촌을 유지하는데도 청년들의 농업 창업은 필수 요소로 꼽히고 있다. 농촌의 무궁한 자원을 활용해 농업을 희망산업으로 가꾸는 데 역시 이들의 관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청년 농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영농 의욕을 복 돋아 주기 위해 농촌에 먼저 뛰어든 청년 농업인들에게 농촌·농업을 물어 봤다.

 ◆당찬 여성 청년농업인

전북 정읍시 덕천면 동학로에서 오디 농사를 짓는 김수미(만 21)씨는 여성 청년농업인이다.
김수미씨는 2016년 2월 정주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농업에 뛰어든 3년차 전업농이다.
김수미씨 부모는 축산업과 담배, 고추 농사를 지으시던 부모님으로부터 약 4만8,500㎡(1만5,000평) 규모의 농장을 물려받아 오디 및 아로니아를 재배하고 있는 농업인이다.
하지만 청년농부 김수미씨는 지인으로부터 3,855㎡(1,100여 평)의 농지를 임대해 오디 및 아로니아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김수미씨는 스스로 농업을 선택한 만큼 농지 구입부터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마음으로 농지를 임대한 것이다.
김수미씨는 어릴 때부터 다른 친구들처럼 도시에서 생활하기 보다는 흙과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를 보고 자라며 농사짓는 부모님 옆에서 주말마다 일을 도왔다.
자연스럽게 농촌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그만큼 농촌 삶에 익숙해지다 보니 어른이 되면 도시로 나가 다른 직업을 갖는다는 생각마저 생소했다.
대신 김수미씨는 "농사일을 하는 게 더 편하면서도 성격에 맞으니 즐겁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고등학교 2학년 때 진로를 농업CEO로 정해버렸다.
여자 힘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게 쉽지 않다는 압박감이 있었지만, 김수미씨 부모님은 진심으로 함께 고민하며 딸의 결심을 응원했다.
자신감을 얻는 김수미씨는 졸업 직후 농촌에 정착하는 단계를 밟았고, 농사에 전념하게 됐다. 
그러나 직접 농사를 꾸려간다고 생각하니 모든 게 걱정되기 시작했다.
재배와 생산, 수확, 관리, 병해충 방제법 등에 대한 부분은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부모님으로부터 배운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실제 모든 걸 꾸린다고 생각하자 부족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에 정읍시농업기술센터를 찾아 보다 체계적인 농사를 배우기 시작했고, 자신만의 농장을 바탕으로 농부로서 갖춰야 할 기본 지식들을 습득하고 있다.

◆바쁜 농업일

김수미씨의 농부 되기는 매우 바쁘게 돌아간다.
현재 뽕나무 청일 품종을 재배하고 있는 김수미씨는 청일 나무가 크는 속도가 빠른 바람에 이른 봄부터 가지치기에 집중해야 한다.
이후 나무 주변의 풀을 제거하고, 수확 전 망 작업을 마치면 5월 말이 된다.
6월 초부터 6월 말까지는 수확에 전념하고, 7월 초부터 생산된 오디가 소진될 때까지 판매에 집중한다.
또 7월 말부터 9월까지는 오디와 함께 재배하고 있는 아로니아를 수확한다.
이후 10월부터 12월까지 아로니아 가지치기와 뽕나무 2차 간벌 작업을 진행한다.
농한기에는 제품 품질 향상을 위해 교육을 받는다.
김수미씨는 현재 생산한 오디를 온라인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는데, 항상 품질 향상 방법을 찾는 게 어렵다.
모든 농업에서의 공통적인 고민이기도 하겠지만, 오디는 예민한 과실이어서 상품이 질을 높이는 게 농사의 전부라고 해도 과인이 아니다.
이에 지난해에는 정읍시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6차 산업 식품 가공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발효교육을 받았으며, 올해는 오디 생산성 향상 교육을 받고 있고, 조만간 가공 응용에 대한 교육도 받을 예정이다.
이밖에 농업경영장부를 사용하고, 회계 관리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있으며, 농업경영비용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도 모으고 있다.
김수미씨는 덕분에(?) 농업 이외에 같은 또래가 관심을 둘 만한 다른 일을 접할 기회가 없다.

◆보람

김수미씨는 올해부터 정부에서 시행하는 '청년창업농' 사업 지원 대상에 선발됐다. 또 올해 2월 경 굴삭기 면허증도 땄다. 이제는 지게차 면허증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트럭을 몰기 위해 보통1종 면허를 따기도 했다.
김수미씨의 욕심은 다양하다.
김수미씨는 "내 농장에 대한 브랜드 가치를 널리 알리고, 바른 먹거리의 선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현재 재배하고 있는 오디의 안정적인 수확과 판매가 이뤄지면 점차 농지를 늘릴 계획도 세우고 있다.
또한 코끼리마늘과 사과대추를 각각 3,300㎡(1,000여 평) 정도 심을 계획이다.
현재 옥션과 지마켓 등 오픈마켓 판매를 노리고 있지만, 자신만의 브랜드 가치를 알아주는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판로를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아울러 가공 산업과 체험산업 등 3년 안에 농외소득원을 발굴할 목표도 세웠다.
또한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오디를 수확하며 일자리도 창출하고, 마을공동체를 복원해 도시인들에게 농촌의 매력을 알려주고 싶기도 하다.
주변에 같은 생각을 가진 청년농부들이 요즘 늘어나고 있어 희망도 생긴다.
또한 어린 여자가 농사에 익숙해지기는 쉽지 않다. 부지런히 움직여도 시간이 모자란다.
그래도 시간을 쪼개 품목연구회, 작목반, 지역농업인 조직 등에 참여해 소통하고 지식과 인맥을 넓히려 한다.
최근 속초 수련원에서 개최된 전국 여성 CEO 모임에 참석해서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기도 했다.
김수미씨는 이 모든 것을 보람으로 느낀다. 알아가는 과정과 알게 된 지식과 인맥 모두를 보람으로 느낀다. 김수미씨가 자신의 일에 잘 적응하는 이유이다.

◆청년농업인

김수미씨에게 '청년농업인'에 대해 묻자,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풀어냈다.
"농업은 인간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산업이며, 다른 분야로 연계성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농업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각광받을 수 있는 분야이면서, 전문성을 가진 젊은 인재가 매우 부족한 분야이기도 하다.
농업에서 40세 미만 청년농업인은 2016년 말 기준 전체 농업경영주의 1.1%인 1만여 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러한 조건은 젊은이에게 오히려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2016년 귀농귀촌 인구 중 43%가 40세 미만 청년층으로, 10년 전에 비해 비중이 2배 이상 늘었다.
또 과거 중요시됐던 농지 규모 보다 과학과 영농기술이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여건도 무르익고 있다.
아울러 농업의 영역이 농작물 재배에서 벗어나 외식, 가공, 농촌관광 등으로 확대되고, 반려동물, 곤충산업 등의 영역으로도 확장되면서 청년들이 활약할 수 있는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농업이 청년들에게 새로운 창업의 바탕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젊은 청년이 농촌에 정착한다는 것이 도전으로 보일 수 있지만, 농촌 상황이 안정화된다면 젊은 농부는 농촌에서 평범한 직업인으로 인식될 것이다."
하지만 김수미씨는 아직 농촌은 소농가와 창업농에게 어려운 게 현실임도 알고 있었다.
초기 자금이 부족하고, 농지가 없으며, 정기적으로 들어가는 경영비와 생활비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오디 역시 소규모 농부는 큰 업체와의 경쟁에서 동등할 수 없고, 가공시설도 부족해 작물의 활용성도 떨어져 수익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김수미씨는 "농촌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좀 더 현실적이라면 청년들이 농촌으로 내려올 희망을 보게 될 것이다"며 "청년농부가 농촌에 정착하면 고령화 문제 등 많은 사회문제가 해결된다. 정부도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농민들의 생산 기술이 발전해 농산물 생산량이 나날이 증가하는 데, 대부분 유통망 걱정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유통에 대한 정책 또한 농업인들에게는 절실한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후배에게

김수미씨는 "제가 농업에 대한 경험은 적지만, 농업에 도전하려는 후배에게는 '철저하게 준비하라'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자본을 마련하는 것 보다 준비가 중요하다. 준비가 철저해도 현실은 어렵다. 준비가 없으면 도시로 돌아가는 경우를 많이 봤다. 힘들어도 농사를 지속했던 부모를 보고 많은 것을 느끼고, 방법도 알았던 나다. 준비까지 했었는데, 현실에서는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준비가 철저하면 실패는 줄어들 것이다.
농업 관련 졸업생들 역시 배운 것과 현실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학교에서의 배움이 도움은 되지만, 실전 경험이 없으면 힘 든 경우가 많아질 것이다.
땅을 매입하거나 임차하려 해도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부동산 업자에게 맹지를 사거나, 사용할 수 없는 국가 땅으로 사기당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이때는 농어촌공사 등을 활용하는 게 하나의 팁이다.
어려움만 나열한 것 같은데, 앞서 말 한대로 농업은 청년에게 무한한 기회의 분야다. 힘든 부분을 빼면 농업은 젊은이들의 성공률이 가장 높은 산업분야라고 한다.
좀 더 일찍 도전한다면, 성공의 열매는 더욱 많이 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김수미씨는 청년농부답게 청년에게 해당하는 사실을 정확히 정리하고 있었다./황성조기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취재지원

 

 

 


황성조 기자  food2dr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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