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는 몸을 매개로 한 다양한 예술적 실천을 다루는 예술이다.
  퍼포먼스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80년대 중반 이후, 전주와 군산은 행위미술의 거점 도시 중 하나였다. 1988년 실험미술단체 ‘쿼터그룹’이 지역에 퍼포먼스를 처음 선보인 바 있으며, ‘전주행위예술제’가 2000년에 창립되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서 퍼포먼스를 주제로 한 전시가 전주에서 열린다. 
  (재)전주문화재단 팔복예술공장 FoCA는 25일부터 9월 16일까지 ‘몸짓에 담다:내면성의 상연’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실험예술정신(KoPAS)’의 협력으로 제주현대미술관의 전시의 틀을 빌어 퍼포먼스의 다양한 실천들을 담아내고 있다.
  ‘몸짓에 담다:내면성의 상연’전은 팔복예술공장이 표방하는 동시대성을 담은 예술의 의미를 짐작해볼 수 있도록 20세기 초 이래 동시대 미술의 한 매체로서의 신체, 그 몸짓에 주목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18명의 작가의 퍼포먼스 오브제, 아카이브, 영상으로 구성되어 전시 된다. 26일 오후 4시에는 피아니스트이자 퍼포머인 박창수의 오프닝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다. 
  올해는 1967년 한국 최초의 퍼포먼스가 있었던 <한국청년작가연립전>의 ‘비닐우산과 촛불이 있는 해프닝’(서울중앙공보관)이 벌어진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는 전시가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역사를 몸으로 쓰다’)에서 진행된 바 있으며, 올해 초에는 대구미술관(‘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한국행위미술 50년: 1967-2017’)에서, 7월에는 제주현대미술관(‘Try Again Try전’)에서 기획되어 역사·사회학적이며 미학적인 그 의의를 돌아보고 있다. 미술계에서 ‘이단의 행위’로 인식돼 왔던 퍼포먼스가 바야흐로 이들 전시를 통해 공식 미술제도로 입성하게 된 것이다.
  전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퍼포먼스의 주요 활동 지역인 전주에서 몸짓이 담고 있는 다양한 예술적 실험과 열정을 지원하고 그 힘의 근원을 추적해보고자 주최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청년작가연립전’은 1967년 12월 11일부터 16일까지 서울중앙공보관에서 두 신진작가 그룹이 연합하여 개최한 전시이다. 미술평론가 오광수가 각본을 쓴 이 퍼포먼스는 “비닐우산을 든 여자 행위자의 주변을 돌며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노래한 뒤, 비닐우산에 꽂힌 촛불을 끄고 우산을 짓밟는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기록돼 있다.(‘저항과 도전의 이단아들’ 전시도록, 대구미술관, 2018, 참조)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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