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규 신협중앙회 전북본부장

 

이번 여름에 한반도에 닥친 111년만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온 국민들은 본의 아닌 ‘극한체험’을 경험하였다.
통상 33도 이상 고온이 이틀연속 지속되면 폭염주의보가, 최고온도 35도가 이틀연속 지속되면 폭염경보가 내려지는데, 한달 가까이 35도를 훨씬 넘어 일부지역에서는 40도를 넘나드는 폭염경보 상태가 한달 가까이 지속되었으니 올 여름은 그야말로 세기의 기록으로 남을만한 지독한 여름이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이번 폭염으로 인해 지난 8월 15일까지 온열질환자가 4,300여명, 사망자가 48명, 가축폐사 572만마리, 농작물 피해가 2,900ha에 이른것만 보아도 1994년 이후 최악의 폭염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오죽했으면 ‘서프리카’, ‘대프리카’ 라는 신조어가 나왔을까? 

이러한 기록적인 폭염은 우리의 일상생활에도 큰 변화를 주었다.
정부에서는 폭염을 자연재해로 지정할 것을 검토하기에 이르렀고 이를 통해 취약계층 지원, 온열질환에 따른 치료비 및 사망지원금 지원 등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올 여름 세계를 강타한 폭염은 농산물 작황의 악화를 초래해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예고하고 있다. 타들어가는 농작물과 함께 농민들의 마음도 숯검댕이가 될 것은 뻔한 일이다.
또한 해수욕장 등 국내 여름 휴양지는 더운 날씨탓에 땡볕아래 파리를 쫓는 신세가 되었다. 폭염은 몰캉스(쇼핑몰+바킹스), 홈캉스(집+바킹스), 백캉스(백화점+바캉스)  등을 일상풍경으로 만들면서 소비자들의 휴가방식까지 변화시켰다.
지구 온난화가 원인인 전 세계적인 폭염사태는 한껏 달아오르고 있는 지구로 인한 환경재앙을 걱정해야 하는 인류생존의 문제까지 야기시키고 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난폭할 정도의 폭염도 계절의 변화 앞에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새벽에 부는 선선한 바람이 폭염의 기세를 점차 누그려뜨리고 있고 자연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결실의 계절을 준비하고 있다.
사람들에게도 이번 혹독한 폭염사태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잊혀질 것이다.
요란하기만 했던 각종 대책들도 함께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에서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에 이르기까지 뭔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
뜨거워지는 지구를 식히기 위한 에너지 절감, 재생에너지 개발, 온실가스 배출 줄이기 등 각종 해결방안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과 국제적인 공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2005년 교토의정서 발효 이후 전세계가 온실가스 배출 줄이기 등 지구온난화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일부 국가의 비협조가 여전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요새 시행하고 있는 플라스틱 빨대사용 줄이기나 종이컵 사용 줄이기 등 우리 생활 곳곳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 보자.
적정 실내온도 유지, 물 아껴쓰기, 쓰레기 줄이고 재활용 실천하기, 대중교통 이용생활화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자. 
숨이 턱턱 막히는 좁은 단칸방에서 부채 하나에 의존하는 취약계층에도 관심을 더 가졌으면 좋겠다.
 
인류 생존의 문제까지 고민하게 만들었던 이번 폭염이 지구가 인류에게 남긴 경고의 메시지라면 우린 어떻게 해야할까?
이번 폭염사태가 우리가 극복하고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일련의 메시지라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대자연의 경고앞에 인간의 지혜가 발휘된다면 이번 폭염때 치른 비싼 수업료는 그리 아깝지 않을 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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