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문화전당이 방짜유기의 맥을 고집스럽게 지켜나가는 장인의 혼을 담은 특별전을 마련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3호 방짜유기장 이종덕 명인의 ‘방짜유기 특별전’을 17일부터 오는 9월 2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3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전당은 수천 번의 메질로 빚은 전주 방짜유기 기술이 전통의 맥을 잇는 계승해야할 중요한 전주 수공예의 유무형 유산이라 보고, 이종덕 명인의 작품을 특별전으로 기획했다.
  방짜유기는 유기의 종류 중 가장 질이 좋은 유기로 구리와 주석을 78:22로 합금해 거푸집에 부은 다음 1300℃가 넘는 불에 달구어 가며 수천 번의 망치질로 두드려서 만든 그릇이다. 이런 기법으로 만들어진 방짜유기는 휘거나 잘 깨지지 않으며 사용할수록 윤기가 나고 그 가치가 더해진다.
 

특히 은은한 광택이 품위 있고 고급스러우며, 견고하고 탁월한 보온·보냉 효과를 내는데다 음식에 조금이라도 독성이 있으면 검게 변하는 특성으로 예부터 ‘생명의 그릇’이라고도 불렸다.
  평민들이 주로 사용했던 주물유기와 달리 방짜유기는 값이 비싸 사대부나 돈 있는 양반들이 주로 사용해 왔다고 한다. 타 지역에 비해 방짜유기 기술이 수준 높았던 이유는 바로 전주와 남원지역에 양반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게 이종덕 명인의 설명이다.
  실제 이종덕 명인의 말처럼 조선시대 법전인 경국대전의 기록에 따르면 전주와 남원에 유기장들을 관리하는 대규모 공장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양반과 사대부가 많이 거주하던 전주와 남원 지역 방짜유기 수요가 상당했음을 추측케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1960년 들어 스테인리스와 플라스틱 그릇이 대거 유통되며 무겁고 변색이 심해 관리가 힘든 유기그릇들이 자취를 감추게 됐다. 이 명인은 끊겼던 전주의 맥을 이어나가기 위해 1970년 후반부터 전주의 기술을 이어나가며 다시 그 위상을 높이는데 목표를 두고 꾸준히 작업을 펼쳐왔고, 오늘에 이르렀다.
  특히 중앙대 대학원에서 금속 공예를 전공한 이종덕 명인의 방짜유기는 예술적 아름다움과 함께 건강한 그릇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기본은 비싼 가격을 주더라도 최고의 재료를 고집하는 것. 우리나라에서 가장 순도가 높은 구리 등을 거의 유일하게 조달청을 통해 직접 구입함으로써 사람이 먹는 음식을 담아내는 방짜유기의 품질을 담보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된 50여점의 작품은 기존 그릇의 모양 외에도 오랜 시간 두드려가며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 이 명인의 작품을 함께 전시해 관람객들에 볼거리를 늘렸다.
  특히 방짜유기의 제작 과정과 제작 도구를 함께 전시, 방짜유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공간도 구성돼 눈길을 끌 전망이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졸업했고 그의 방짜작품은 미의회도서관에 영구 전시중이며 노무현 대통령 재임시절 청와대 전용식기를 제작했다. 
  이종덕 명인은 “조상들이 사용하던 방짜유기의 아름다움과 효용성은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 그 가치를 잃지 않고 있다”며 “초대전을 통해 우리 전통 방짜유기가 시민들과 더 가까워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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