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가 사라지고 있다. 초저출산율로 인한 인구재앙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기가 35만 명대로 추락하면서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저인 1.05명으로 급락한 것으로 통계청의 '2017년 출생통계(확정)' 자료 분석 결과 나타났다. 합계출산율이 1.10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5년(1.08명) 이후 12년 만이다. 인구절벽이란 말이 실감난다.
무엇보다 합계출산율이 1.05명으로 떨어졌다는 건 심각한 일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일컫는다. 전년도(2016년) 합계출산율 1.17명보다 10.2%나 급감했다.  우리나라의 인구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이 2.1명이고 보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68명)과 견주어도 차이가 너무 크다.
전북지역 출생아 수는 지난해 1만1300명으로 전년 1만2700명에 비해 1400명(10.0%)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15명으로 전년 1,25명에 비해 0.10명 줄었다. 월평균 출생아수가 1000명을 유지했던 것이 1000명선이 무너져 특단의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전북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도내에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타 지역으로 떠나는 인구유출과 함께 출생아마저 급감하고 있어 전북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출산율이 이처럼 급락하고 있는 것은 우선 청년들이 취업, 주택난과 양육에 대한 부담 등으로 결혼·출산을 아예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늦게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산모 중 35세 이상인 산모의 비중은 29.4%로 전년보다 3%포인트 늘었다.
출생아 감소는 향후 노동인구 감소로 이어져 국가 성장을 가로막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최근까지 3.5∼4%대 성장을 기록했지만 2030년까지는 연 2%대, 2050년까지는 1%대 성장에 그친다는 우울한 예측이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체감도 높은 정책을 개발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은 무엇보다 안정적 일자리에서 나오는 만큼 청년실업 해소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와 함께 주거비 부담 완화를 통해 혼인율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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