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도심 숲에 인공 시설물 조성을 구상 중인 가운데 개발에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시 송천동 건지산 편백숲 일원에 스카이워크 및 하늘정원(전망대) 조성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스카이워크는 보통 높은 지대나 물 위에 유리 등 구조물을 설치해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듯한 스릴감을 느끼게 하는 시설물을 칭한다.

건지산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건지산 편백나무 숲과 오송지 둘레길을 연계한 숲속 산책형 인공 시설물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인공 시설물 조성 구상안이 확정되는 경우, 타당성 검사와 도시공원조성위원회 등을 거치게 된다. 또 건지산 일원이 전북대학교 부지인 만큼 대학 협조도 요구된다.

사업 예산으로는 3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전주시 관계자는 “스카이워크 조성은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업이 아닌 구상 단계에 있는 내용이다. 올 여름 대전 장태산 휴양림을 답사한 결과 전주 시민들에게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면서 “스카이워크는 나무 사이로 조성하는 시설물인 만큼 벌목 등 자연훼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건지산을 애용하는 시민들은 자연 개발에 대한 거부감을 표했다. 건지산 편백숲 일원이 도심에서 멀지 않은 휴식 공간으로 거듭나는 등 개발 행위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전주시 송천동에 거주하는 최모(42)씨는 “개발을 한다면 자연훼손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산책로 등 도심 속 녹지 공간으로 그 기능을 다 하고 있다”면서 “경관과 어울리게 조성해 활용을 높인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자칫 결과가 못 미쳐 흉물로 전락할 경우 혈세만 퍼부은 행정의 예산 낭비 전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내 환경단체 역시 시민 이용이 잦은 도심 숲에 대한 개발은 신중을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건지산 인공 시설물 조성에 대한 부적합 이유로 전주시가 현장답사로 확인한 대전 장태산의 경우 도심 숲이 아닌 휴양림에 해당하는 점, 스카이워크 등 시설물을 조성하기에는 숲의 규모가 충분하지 않은 점, 자연 개발에 대한 행위는 그 복구에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는 점 등을 꼽았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숲 놀이터 등 ‘숲 어드벤처’는 유럽과 같은 다른 나라에선 활발한 사업 중 하나다. 문제는 우리 여건에 맞춰 도입해야 한다는데 있다”며 “건지산이 스카이워크 도입에 적합한 공간인지 의문이다. 도시공원조성위원회 일원 중 한명인 만큼 지속적으로 주시하겠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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