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멀쩡한 도심숲을 개발한다고 해 말썽이다. 도심숲에 인공 시설물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본보에 따르면 전주시가 송천동 건지산 편백숲 일원에 스카이워크와 하늘정원(전망대)을 조성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스카이워크는 보통 높은 지대나 물 위에 유리 등 구조물을 설치해 마치 하늘 위를 걷는 듯한 스릴감을 느끼게 하는 시설물이다. 건지산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건지산 편백나무 숲과 오송지 둘레길을 연계한 숲속 산책형 인공 시설물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김승수 전주시장의 도심숲 조성 정책과 부합되지 않는 점에 비춰 오락가락한 행정이란 질타를 면키 어려워 보인다. 전주시는 현재 시 전역을 공원화 하겠다는 방안으로 도심 곳곳에 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관련 부서까지 별도로 만들었다. 그런데 잘 조성된 도심숲에 인공시설물을 설치한다니 해석이 분분해질 수 밖에 없다. 당연히 벌목은 기본으로 할 것 아닌가. 자연 훼손이 불보듯 뻔하다. 환경단체 역시 도심숲 개발에 반대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전주시가 도심숲 개발에 지나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더 나아가 무슨 이유로 이런 구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답변을 내놔야 할 것이다. 물론, 이 안이 확정되더라도 타당성 검사와 도시공원조성위원회 심의, 또 건지산 일원이 대학교 부지인 만큼 해당 학교와의 협조도 필요하다. 사업비도 문제다. 약 3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자칫 혈세 낭비도 우려되는 점이다. 현재 건지산 편백숲은 도심에서 멀지 않은 휴식 공간으로 지속해서 거듭나고 있다. 지금도 산책로 등 도심속 녹지 공간으로의 기능을 다하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이 건지산 인공 시설물 조성에 대한 부적합 이유로 전주시가 답사한 대전 장태산의 경우 도심 숲이 아닌 휴양림에 해당하는 점, 스카이워크 등 시설물 조성에 숲의 규모가 충분치 않은 점, 자연 개발에 대한 행위는 그 복구에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는 점 등을 꼽았다. 전주시는 이 인공시설물이 조성 결과에 못미쳐 흉물로 전락할 경우 혈세만 퍼부은 행정의 예산 낭비 전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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