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펫 대신 지푸라기 골드카펫이 깔리고, 논바닥에 텐트를 치고, 먹을 것도 직접 짊어지고 와야 하는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영화제 너멍굴 영화제가 열린다.

가로등도 없고 전화도 잘 터지지 않는 깊은 산골짜기 완주군 고산면 너멍굴에서 청년들이 만드는 특별한 영화제 ‘제2회 너멍굴 영화제’가 오는 9월 1일 열린다.

29일 완주군에 따르면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영화제’를 표방하는 너멍굴 영화제는 2년 전 서울에서 귀농한 진남현(29세)씨와 친구 윤지은(29세)씨가 영화감독지망생 후배 허건(28)씨와 함께 농촌에서 재미난 일을 벌여 보고자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영화제 준비는 집행위원장 윤지은씨와 영화제가 열리는 텃밭 주인 진남현씨, 함께 준비하는 청년들까지 이른바 너멍꾼 18여명이 지난 5월부터 직접 행사장 부지와 무대를 조성하고, 홍보영상도 직접 제작, 홍보하고 있다.

제1회 영화제가 큰 인기를 모으면서 2회 영화제가 열린다는 소식에 텐트동 20팀을 비롯해 200여명이 예약이 일찌감치 완료됐다. 당일 관객까지 합하면 300여명의 관객들이 함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영화제는 5편의 독립영화 상영이 이뤄지며, 영화 상영 후에는 3명의 영화감독들과 소통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모인 관객들과 함께 가을밤 별자리 감상, 모닥불 캠프파이어 등 다채로운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는 제1회 너멍굴 영화제 추진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불편한 영화제〉(감독 허건)가 개막작품으로 상영된다.

이 영화는 서울인디다큐 페스티벌외 6개 독립영화제에서 초청상영 되기도 하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윤지은 집행위원장은 “영화제가 벌써 2회째를 맞아 감동스럽다”며 “너멍굴 영화제에는 이 시대 청년들의 고민과 희망과 꿈이 담겨있는 만큼, 청년들이 함께 꿈꾸고 쉼 쉴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너멍굴 영화제처럼 청년들이 농촌에서 스스로 개척하고, 도전하는 것을 응원한다”며 “청년들이 완주에서 재미나게 놀고, 먹고, 완주에서 살 수 있도록 정책과 환경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완주=임연선기자lys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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