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간 건축물을 주로 촬영해 왔던 사진작가 김태오가 ‘바위’에 주목했다.
  서울 근교 산에 오르면서 보았던 큰 덩어리 바위가 건축적 시각과 자연적 시각이 겹치면서 그 덩어리의 힘과 매력을 보게 되었다.
  27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관에서 열리는 김태오 개인전 ‘덩어리들·MASS’는 바위가 가지고 있는 물성에 빠진 작품들로 구성돼있다.
  “나는 건축물을 주 피사체로 촬영을 해왔다. 건축가의 디자인 의도에 따라 주로 촬영하게 되는 건축사진은 ‘건축의 주언어는 빛이다’라는 말처럼 섬세한 빛의 표현과 거대한 덩어리라 할 수 있는 매스(Mass)의 표현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물론 이외에도 건축의 재료에 따른 텍스처(Texture)라든가 디자인적 요소인 디테일(Detail) 표현이 포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20여년간 이러한 표현법에 익숙해지고 단련된 그는 자연스럽게 건축의 범위가 폭 넓게 넓혀지고 自然이라는 곳으로 향한다.
  건축이라는 덩어리가 놓인 곳도 도시의 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자연의 일부이기도 하다. 모든 건축물이 전부 그렇지만 특히 고건축 촬영에 있어서는 그 장소성과 주위의 환경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에 사진가의 눈에 비치는 건축의 확장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이런 확장의 종착역 중 하나가 ‘바위’였다.
  시간의 쌓임이 텍스처를 이루고 바람과 물에 의한 변형은 형태를 이루었다.
  이 형태는 그 어느 다른 재료보다 그의 눈과 마음을 이끌었고 이 물성의 힘은 현대적인 디자인 요소보다 강하고 표현력 또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 결과 바위가 가지는 물성에 대한 느낌 표현은 건축사진가로서 당연히 매력에 빠지게 됐다.
  전시된 사진은 프레임 안에서 디자인적 요소를 줄이려 했고 재료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만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때론 자연적으로, 때론 인위적인 것으로 읽혀질 것이다. 이는 이 덩어리와 건축물과의 연계적인 생각 때문일 것이다.
  건국대 건축과,  홍익대 산미대학원 사진디자인을 전공했다. 개인전으로는 ‘Urban Landscape’, ‘건축과 풍경’,  ‘Suburban Landscape’전이 있으며 저서로는 <건축사진의 표현기법> , <대동산수>, <건축도시기행> 이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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