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경해 열사의 제15주기 추모식이 11일 장수 한국농업연수원에서 거행됐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김지식)가 주최한 추모식에는 최정호 전라북도 정무부지사와 한국여성농업인 중앙연합회 이명자 회장, 장영수 장수군수, 김종문 장수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유가족들과 관계자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경해 열사의 뜻을 기렸다.

이경해 열사는 15년 전 “WTO Kills FARMERS!(WTO가 농민들을 죽인다)”라고 외치며 멕시코 칸쿤에서 산화했다.

고인은 1990년대부터 급격히 거세진 시장개방 물결 속에 영세농 중심의 한국 농업이 경쟁력을 잃고 좌초될 것을 우려해 정부에 지속적으로 대책 마련을 촉구해 왔다.

행동하는 운동가였던 이경해 열사는 1990년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아더던켈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나오면서 한국 농업의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할복을 기도하기도 했다.

2003년 9월 11일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열리던 멕시코 칸쿤에서 WTO 반대 집회 중 “WTO Kills FARMERS!”라고 외치며 목숨을 바쳤다.

김지식 회장은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모두 국민과 함께하는 농업, 농민이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결의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故이경해 열사는 생전 1988년 FAO ‘올해의 농부상’을 수상하고, 1989년 전국농어민후계자협의회 회장, 1990년 한국농어민신문 초대 회장, 1991년 전북도의원 등을 지내며 농업계에 크고 작은 족적을 남겼으며, 그의 정신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장수=엄정규기자‧cock27@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