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가 지역 대표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화장품산업이 의회에서 호된 질타를 받았다.

12개 입주 기업 중 매출 10억을 넘는 회사는 고작 3곳뿐이며, 1곳은 4억, 나머지는 거의 매출이 전무한 상태다. 또한 절반이 넘는 기업이 1인 기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화장품산업지원센터와 화장품산업진흥위원회도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남원시의회 박문화 의원은 지난 12일 열린 제225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에 나서 이같은 화장품산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박 의원에 따르면 남원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대표산업 중 하나로 허브와 화장품산업을 추진 중에 있다.

허브산업은 이미 많은 문제점을 안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타 시도에 비해 늦게 출발한 화장품산업은 컨트롤타워도 없이 운영되고 있어 우려가 크다.

2016년 산업통상자원부가 무역위원회에 제출한 ‘기초화장품산업 경쟁력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여러 지자체들이) 향후 성장동력산업으로 화장품을 지정하고 독자적으로 사업 전략을 수립해 산업을 육성하고 있으나 차별화 전략이 미흡하고 지자체간 중복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화장품산업단지 조성, 화장품지원센터 건립, 지역천연화장품 개발 등 사업의 중복투자로 문제점이 발생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화장품·뷰티산업 관련 동향을 살펴보면, 전국 11개 시·군에서 조례를 통해 뷰티산업육성을 장려·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남원시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후발주자로, 차별화 전략 등이 없다면 더욱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남원시는 1단계로 화장품기업 전문 입주단지를 조성하고, 2015년에는 2단계 사업으로 우수화장품제조시설(CGMP)을 구축했다. 이어 2017년 11월에는 노암산업단지 내에 ‘글로벌코스메틱컨버전스센터’를 준공하였고, 남원시 출연기관인 재단법인 남원시화장품산업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에는 화장품원료인증시스템을 구축해 시범 운영하고, 2019년에는 천연 화장품원료생산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다.

타 지자체, 특히 광역지자체들과 예산 등 인프라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지, 언제쯤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 계속해서 투자를 해야 하는지 등 여러 가지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남원시 화장품산업 발전을 위해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남원시 화장품산업 진흥 조례에 의하면 화장품산업의 기반조성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화장품산업지원센터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며, 그 중심에서 센터장이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화장품산업지원센터 센터장은 2015년 4월부터 1년간 재직하고 2016년 4월부터 현재까지 공석이다. 센터를 활성화시킨 후 센터장을 채용한다는 논리다.

센터장의 정확한 공석사유와 함께, 센터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센터가 가지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또한 남원시 화장품산업 진흥 조례 제9조에 의하면 화장품산업진흥위원회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화장품산업진흥위원회는 2015년에 단 2차례만 개최했을 뿐, 현재는 위원회 구성을 정비중이라고 한다. 위원회 구성마저 힘든 화장품산업이라면 지금이라도 투자의 방향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박 의원은 2015년 이후 화장품산업진흥위원회가 필요 없었던 것인지, 위원회가 기능을 하지 않았다면 어떤 단체가 이 역할을 하고 있는지, 어떤 단체도 위원회 기능을 하지 않았다면 화장품산업진흥 관련 업무는 하지 않은 것인지 시장의 답변을 요구했다.

또한 12개 입주 기업 중 매출 규모면에서 바라보면, 10억을 넘는 회사는 제너럴바이오, 하이솔, 현성바이탈 등 3곳뿐이며, 4억원 정도인 원스킨화장품을 포함한다 해도 4곳뿐이다. 나머지는 거의 매출이 전무한 상태이고, 절반이 넘는 기업이 1인 기업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 의원은 “타 시·도는 국가와 광역차원에서 조례제정 및 기반시설 구축, 해외 판매장 개설 등 남원시에 비해 많이 앞서 있다고 판단된다”며 “남원시 화장품산업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지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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