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우석대 간호대 교수

지난 9월 8일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쿠웨이트에서 입국한 사람이 메르스에 감염되어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격리 치료중이라고 발표했다. 2015년 12월 메르스 종료 선언 이후 3년만의 일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유행 시에 우리나라에서는 메르스 환자가 186명 발생하여 이 중 38명이 사망하였으며, 의심사례환자는 1만6,693명 이었다. 우리나라 메르스 유행은 메르스 발생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전파하였으나, 메르스 발생 의료기관 및 환자 이동경로에 대한 정보공개는 18일 만에 이루어졌다. 2015년 정부의 늦장 대응은 전 국민을 메르스 공포에 떨게 하였으며, 국가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였다.

지난 9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3년 전의 실패를 잊지 않겠다”며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고 말했다. 신속하고 투명한 초기 대응으로 메르스 전파를 예방하고 국민들의 불안감을 감소시키겠다는 다짐이었다.
9월 16일 현재,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밀접접촉자 21명, 일상접촉자 424명, 모두 메르스 의심증상이 없고, 메르스 검사에서도 음성이라고 했다. 이는 메르스 환자를 신속하게 국가격리병원에 이송하였고, 환자와 밀접접촉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이동경로에 따른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공개한 정부의 초기대응 효과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신속한 초기대응이 감염병 확산 예방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결과이다.

감염병 관리에서는 감염 원인에 따른 관리가 필수적이고 성공적인 요소이다. 이번 메르스 환자는 입국 시 설사, 근육통이 있다고 기재한 건강상태 질문서를 제출하였다. 검역관 조사 시 환자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없었고, 고막체온은 정상이었다. 입국 절차 후 가족을 만나 공항에서 나와 리무진 택시로 바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하였다. 다행히 화장실, 편의점, 약국 등 다중편의시설은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환자 스스로 건강 이상을 인지하고 사실대로 건강상태 질문서를 제출한 것과 다중 편의 시설 이용을 하지 않아 접촉자를 최소화 한 것은 칭찬할 만하다. 국내 감염병 유입 예방을 위해 입국 시 고열, 설사 증상을 감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형식적으로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하거나, 고열 감시를 피하기 위해 해열진통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메르스 환자는 자신의 상태를 솔직히 말하고 정부의 관리 지침에 적극적으로 행동했다.

정부가 밀접 접촉자와 일상적 접촉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이제 14일의 메르스 잠복기간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 아마도 이번 메르스 환자로 인한 추가 감염은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 이는 정부의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공개와 함께 신속하고 적극적인 초기대응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메르스 환자의 시민의식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향후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 관리는 정부가 감염 원인,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감염병 발생 의심시 의료기관 이용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국민이 지켜야할 예방지침을 명확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정부와 의료기관, 국민이 합심하여 대처한다면, 2015년의 메르스 공포는 더 이상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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