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평양 일정 첫날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한반도 항구적 평화를 위한 비핵화 회담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지고 있고 져야할 무게를 절감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8천만 겨레에 한가위 선물로 풍성한 결과를 남기는 회담이 되길 바란다”며 “전세계도 주시하고 있고, 전 세계인에게도 평화와 번영의 결실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말로 회담을 시작했다.
평양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촉진을 위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3시45분부터 5시45분까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첫 날 회담을 가졌다. 노동당사에서 남북 정상이 회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방명록 서명에서 ‘평화와 번영으로 겨레의 마음은 하나’라고 적었다.
회담에는 남측에선 서훈 국정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측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각각 배석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님을 세 차례 만났는데, 제 감정을 말씀드리면 '우리가 정말 가까워졌구나' 하는 것이다. 또 큰 성과가 있었는데, 문 대통령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남 관계, 조미 관계가 좋아졌다. 역사적인 조미대화 상봉의 불씨를 문 대통령께서 찾아줬다”면서 “조미상봉의 역사적 만남은 문 대통령의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 인해 주변지역 정세가 안정되고, 더 진전된 결과가 예상된다.”고 문 대통령이 기울인 노력에 사의를 표했다.
청와대가 밝힌 이번 평양 정상회담의 세 가지 의제는 △남북관계 개선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중재 촉진 △남북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위협 종식이다.
앞서 지난 17일 문 대통령은 평양 정상회담의 목표를 ‘항구적인 평화’라고 밝힌 바 있다. 회담에서 다뤄질 이들 세 의제는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양으로 출발하며 “이번 방북으로 북미대화가 재개되기만 한다면 그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며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서 중재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남북이 자주 만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정례화를 넘어 필요할 때 언제든 만나는 관계로 넘어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다만 남북이 직접 비핵화 협상을 주도할 수 없는 위치인 만큼 미국의 비핵화 조치 요구와 북측의 적대관계 청산과 안전보장을 위한 상응 조치 요구사이에서 어떻게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또한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포괄적 합의와 경제분야 특별수행단을 통한 남북경협 토양 다지기, 그리고 이산가족 수시상봉을 위한 구체적 조치가 합의문에 어떻게 담길지 주목된다.
남북 두 정상간 회담은 2일 차인 19일 오전에도 이어지며, 이 결과를 토대로 공동언론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평양공동취재단·서울=최홍은기자·hii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