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일러스트 작가로, 유화작가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펼쳤던 고 정병수 작가 추모 1주기를 맞아 유작전이 열린다.
  교동미술관이 초대기획한 고 정병수 유작전 ‘자작나무 숲’전이 지난 25일부터 10월 7일까  지 교동미술관 1관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10월 2일 오후 5시 30분.
  지역의 작고 미술가를 꾸준히 조명해 온 교동미술관이 올해 초대한 작가는 전북화단에서 보기 드물게 먼저 출판 일러스트 작가로서 실력을 인정받은 후 유화 작업에 대한 갈망으로 다시 전업작가로 활동했던 정병수.
  원광대 미술교육과 81학번였던 그는 당시 자연과 문화, 시대상 등 철학적인 탐구와 미학으로 작업 하던 중 생활의 어려움으로 현실과 타협하여 상경 후 일러스트 작가로 주목을 받게 된다. 이후 전업작가로서의 갈망으로 다시 전주로 귀향하여, 회화작업과 일러스트 작업을 병행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필법으로 풍경화를 그렸다.
  지난 1995년 전주에서 열렸던 그의 첫 개인전 ‘마음의 창으로 보이는 길과 숲의 풍경’에서 인연을 가졌던 김선태(미술평론가)는 “풍경화라는 일관된 성향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탄탄한 구성과 정감은 첫 번째 개인전을 치루는 작가답지 않게 중견작가라도 여겨도 손색이 없을 만큼 완숙 미와 어느 부류에 쉽게 범주할 수 없는 주관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 당시 사실주의 바탕에 근거한 깔끔하고 꼼꼼한 묘사가 주를 이루 대구지역 풍경화풍과 인상파에 근거한 터치 위주의 풍경화가 대세였던 전북지역 풍경화풍에 더하여 그의 그림은 대구화풍의 꼼꼼한 묘사와 더불어 전북지역의 텁텁한 유화의 질료적 속성을 가미한 중후한 명화 같은 느낌으로 그만의 깊이 있는 풍경화를 선보였다는 설명이다.
  작가의 탁월한 기량은 창을 통해 보이는 자작나무 숲 그림에 잘 나타나 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하면서 축적된 기량과 유화의 끈적거리는 요소와 맞물려 낭만주의 풍의 시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그가 ‘마음의 창’이라는 부재를 달았듯이 바로 눈앞에 열린 창을 통해 보는 듯한, 실재감 있는 모습으로 한편의 서정시를 읽는 것처럼 가슴 깊이 울림으로 다가온다. 사소하고 일상적인 풍경을 어떻게 어떤 식으로 화면에 위치하면 독특한 분위기와 정취, 효과, 시적 상상력으로 되살아날 수 있는 가에 대한 그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역작이다. 이번 유작전에는 그의 독자적인 조형언어 탐구의 결실 30여점이 전시된다.
  김완순 교동미술관장은 “교동미술관에서는 지역의 작고미술가분들을 소중하게 모셔서 잠시 감추어져있는 작품을 통해 여러분들과 함께 감동과 추억의 시간으로 가보려고 한다”며 “초대에 응해주신 유족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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