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 진찬호 씨(23세‧한식조리학과 3학년)가 이탈리아 최초의 정규과정 한식 강사로 나서 화제다. 이탈리아에 한식이 정규 강좌로 개설되고 한국 강사가 파견된 건 처음이다.

그는 1천 500명이 재학 중인 이탈리아 최대 요리 전문학교인 로마국립호텔조리고등학교 펠레그리노 아르투시 한식 조리과정 강사로 나서 이탈리아 학생들을 가르치고 돌아왔다. 4, 5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불고기, 김밥, 잡채, 비빔밥 등 한국 대표요리와 한식의 역사 및 이론을 전했다.

이탈리아에선 한식을 잘 알지 못하지만 로마와 밀라노 등지 한식당이 생기면서 많은 학생들이 한식에 호기심을 갖고 수업으로 향했다.

진 씨는 “첫 강의 때 학생들은 중식, 일식과 달리 한식의 특징은 전혀 모르더라. 김치 발효 냄새를 상한 걸로 착각해 버리거나 팥빙수처럼 팥으로 만든 디저트를 보고 놀라기도 했다”면서 “그 모습 때문에 더 악착같이 강의를 준비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진 씨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역사와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걸 착안해 한식의 역사와 그 뒷이야기를 강화했다. 비빔밥에 왜 여러 색깔의 재료를 담는지, 음양오행설과 약식동원(藥食同源)에 기반한 음식 문화를 설명한다든지…한식뿐 아니라 한국 문화 전체를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보람을 느꼈을 때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처음에는 김밥을 코리아 스시라 불렀는데 교육 후 김밥(Gimbap)이라고 정확히 발음하고 표기했다. 친구 생일 선물로 불고기를 만들어줬다고도 하더라”고 언급했다.

수업 전체를 이탈리아어로 진행하는 것도 부담이었을 터. 수업마다 이탈리아어 통역사가 같이 들어가지만 ‘들들볶다’ ‘노르스름하다’ ‘조리다’ 같은 애매한 표현들을 설명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진 씨는 최근 모든 해외 일정을 마치고 전주대 한식조리학과에서 학업을 다시 이어가는 동시에 영화 푸드 스타일리스트와 푸드 페스티벌 한식강사로 활동 중이다. 한국음식관광협회 주관 ‘2014년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CNN기자국 담당 셰프를 맡았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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