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프로야구 출범 때부터 해태 타이거즈 중흥기를 이끈 김준환 전 선수가 전국체전 전라북도 야구 선발팀인 전주고에 합류했다.

초창기 해태 타이거즈 스타 중 한명으로 김성한, 김봉연과 클린업 타선을 맡았던 김준환 전 선수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뒤따라 걷는 후학들에게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전 선수를 만난 것은 1일 오후 4시께 전주고 운동장에서다. 하루 뒤 군산에서 있을 대구고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연습에 매진 중이었다.

“도움을 원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가려 했습니다. 야구 판에서만 50년, 나이 불구하고 나섰습니다.”

지난해 원광대학교 야구부 감독직에서 정년퇴임한 김 전 선수에게 전라북도 야구 선발팀 타격 어드바이저를 맡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불러주는 곳 있다면 어디서든 지도하고 싶던 찰나에 제의를 받아들였다.

김 전 선수는 설명이 필요 없는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다. 전주 출신인 김 전 선수는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를 나와 1982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해태의 통산 5차례 우승에 기여했으며 1987년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은퇴 후 해태 타이거즈와 쌍방울 레이더스 코치를 거쳐, 2000년 SK 와이번스의 창단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2003년부터 원광대학교 야구부 감독을 맡아 지난해 2월 정년퇴임 했다.

화려한 김 전 선수의 이력과 달리 전라북도 야구 선발팀인 전주고는 과거 김원형, 박경완, 박정권, 최형우 등 걸출한 스타를 양성했으나 오늘날 하락세를 겪고 있다.

야구팀을 두고 있는 학교도 전주 지역에 진북초, 전라중, 전주고가 전부다.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다.

오는 12일 익산에서 개최하는 전국체전에 대표 팀으로 출전하는 만큼 이번 대회를 좋은 기회로 삼아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김 전 선수의 포부다.

김준환 전 선수는 “어릴 적 남들보다 발이 빨라 반대표 육상선수로 나서곤 했다. 전주에 야구팀을 둔 학교만 7~8개가량으로 자연스럽게 야구에 입문했다. 지금의 열악한 상황을 보면 선배로서 안타까운 마음이다”며 “대회까지 비록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지만 기본에 중점을 두고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첫승을 목표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99회 전국체전은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7일간의 일정으로 익산 등 14개 시군에서 열린다./권순재기자·aonglhus@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