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생활하는 대학생 김모(19)씨는 지난 6월 12일 오후 6시께 대학 기숙사생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냉장고에서 치킨 1마리를 먹었다가 절도 혐의로 검거됐다.

1만5000원 상당 치킨 한 마리로 자칫 범죄자라는 낙인에 찍힐 위기에 처했던 김씨는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통해 구제됐다.

취업을 앞둔 김씨는 과거 범죄 이력이 없는 상황에서 피해 금액을 모두 변상하면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군산에 거주하는 김모(81)씨는 4월 12일 오후 3시께 원룸 복도에 세워져 있던 자전거 한 대를 끌고 가 경찰에 붙잡혔다.

고령의 나이에 폐지를 줍던 김씨는 고물로 착각해 봉변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과거 범죄 이력이 없던 김씨는 다행히 자전거를 돌려주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음에 따라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거쳐 구제됐다.

경기 불황 속에 생활용품, 음식물 등을 훔치는 소액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도민들이 어려운 경제 여건 탓에 범죄라는 늪에 빠지는 셈이다.

3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3년~2017년) 새 전북 지역에서 10만원 이하 소액절도는 모두 7488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13년 1483건, 2014년 1541건, 2015년 1851건, 2016년 1432건, 2017년 1181건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소액절도 등 생계형범죄가 증가하고 있음에 따라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경미범죄심사위원회란 형사입건 대상자 가운데 경미한 사안에 대해 이의제기 통로를 마련, 경찰서장 주관 하에 경미사건에 대해 재검토 하는 제도를 말한다.

올해 들어 131명이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거쳤고 그 중 129명이 감경 처분을 받았다. 단 2명에 대해서만 원처분이 유지됐다.

경찰 관계자는 “서민 경기가 침체되면서 고물이나 음식물 등을 훔치는 소액절도가 잇따르고 있다. 금액에 상관없이 절도는 범죄라는 인식을 갖고 전과자가 양산되지 않도록 도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며 “미성년 피의자와 호기심에 의한 초범 등에 대해서는 즉결심판 등을 더욱 확대해 공감하는 수사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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