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축제를 넘어 판타지를 열다!’
  2018전주세계소리축제에는 18개국 약 150여회의 유무료 공연이 다채롭게 마련된다. 특히 가족단위 관람객을 위한 어린이소리축제와 전시체험프로그램 등이 풍성하게 마련된다.
  3일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위원장 김한)에 따르면 올해 축제는 전통예술의 원형을 집중 조명하는 굵직한 기획과 주류 음악세계의 ‘정형’을 벗어나 동시대음악의 또 다른 가치를 담아내는 것으로 17년 축제의 응축된 지향과 철학을 보여준다.
  축제의 콘텐츠는 크게 전통예술과 월드뮤직, 그리고 국내외 음악을 관통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음악적 현상’을 주목하고 있다. 축제의 외연을 넓히는 다양한 기획사업들도 올해 축제를 통해 그 결실을 꽃피운다.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한국의 굿 시리즈’. 한국전통예술의 원형인 ‘굿’의 예술적 가치와 민속학적 의미, 무엇보다 우리 민족의 삶과 일상 그 자체로 살아 숨쉬어온 ‘굿’을 현대에 이르러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지 함께 조명하는 자리. 3일 서해안 배연신굿에 이어 동해안 별신굿, 남해안 별신굿,  진도 씻김굿, 강릉단오굿 등 5개 굿이 매일 ‘음악의집’에서 푸진 굿판을 벌인다. 이밖에도 죽은 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음악과 몸짓을 보여주는 전라북도 영산작법, 터키 수피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는 메시크앙상블(Meshk Ensemble, 터키)도 굿 시리즈와 궤를 같이 하는 종교음악으로 관심을 모은다.
  전국 6개 국악관현악단(전북도립국악관현악단, 국립국악원창작악단, 진도군립민속예술단, 대구시립국악단, 대전시립연정국악원,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을 한 무대에서 만나는 특별한 시간도 주어진다.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산조의밤’에는 깊이 있는 공력으로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허윤정(거문고), 이용구(대금), 이태백(아쟁), 김청만(장구) 명인이 만나 교감하는 특별한 앙상블, 민속악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광대의 노래’는 올해 전통춤 명인들과 함께 하는 ‘춤의 시선(視線)’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Contemporary(현재 벌어지고 있는 음악적 현상)’에 대한 소리축제의 각별한 애정도 눈에 띈다. 시대와 국가(민족)를 뛰어넘는 새롭고 창의적인 음악가들의 진지한 고민과 흔적을 담아내겠다는 의지로 국경과 세대를 뛰어넘어 새로운 실험과 시도를 펼치고 있는 다양한 음악적 경향을 조망한다. EBS 스페이스공감과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트리오 라이제거 프란예 실라(Trio Reijseger Fraanje Sylla)’와 중세음악을 새롭게 해석한 ‘오도앙상블(ODO Ensnmble)’, 재즈 플루트와 아랍우드의 만남 ‘앤더스 해그베르그-멜로딕 멜란지(Anders Hagberg-Melodic Melange)', 한국 거문고 연주자 이정주와 프랑스 기타리스트이자 전자음악가 페테리코 펠레그리니(Federico Pellegrini)가 아시아와 유럽 두 대륙을 잇는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일 '문고고(Moon gogo)' 등이 관객들을 만난다.
  전혀 다른 콘텐츠가 만나 발산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배치된다. ‘한국의 판소리&스페인의 플라멩코 프로젝트’는 올해 축제 무대를 첫 시작으로 네덜란드의 ‘플라멩코 비엔날레(Flamenco  Biennale)’를 오가며 완성되는 과정을 소리축제가 견인하는 국제 공동제작 프로그램. 절제된 듯 하면서도 폭발하며 내지르는 창법과 리듬, 드라마틱한 감정표현 등 판소리와 플라멩코의 공통점에서 착안한 소리축제만의 새로운 프로젝트로 주목된다.
  ‘2018 아시아소리프로젝트’ 역시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는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음악가들이 전주로 날아와 석 달여 간 국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모색하는 전통음악 창작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축제기간 그 결과물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소리축제는 ‘참신한 현대의 보존’을 향해 나가는 축제”라며 “관객들이 가장 큰 힘인 만큼 축제를 함께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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