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2018세계소리축제 폐막 기자회견이 열렸다.

  2018 전주세계소리축제가 7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더블스테이지에서 폐막 공연 ‘대한민국 국악 앙상블 대열전’을 끝으로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축제는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일부 공연이 취소되고 축제장에 설치된 임시 시설들을 철거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으나 혼란 없이 잘 치러졌다. 축제 마지막날에는 중심 광장인 더블스테이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면서 태풍으로 인한 아쉬움을 달랬다.
  ▲프로그램
  올 축제에서 주목받은 프로그램은 개막공연 ‘소리 판타지’와 ‘한국의 굿 시리즈’.
  6개 나라 80여 명의 국내외 음악가들이 즉흥에 가까운 집단 시나위를 연출, 박수를 받았다. 수준높은 국내외 음악가들의 독주와 합주의 절묘한 하모니로 ‘갈라 콘서트’ 수준을 뛰어넘는 예술성 있는 무대를 보여줌으로써 역량있는 축제로서 유일성과 차별성에서 큰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매년 같은 형식의 개막공연이라는 측면에서 안정성보다 참신성을 바라는 목소리도 일부 있었다.

▲ 개막공연 '소리판타지'

  음악의집에서 펼쳐진 ‘한국의 굿 시리즈’는 전통예술의 원형으로서의 폭넓은 조명과 명인에 대한 예우로 전통 굿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굿이 갖는 토속신앙으로서의 민속학적, 인류학적 가치에 주목한 해외 관람객들도 다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일부 종교적 관점의 차이 때문에 전통 굿과 굿 공연이라는 간극을 조정하는 데는 일정한 아쉬움도 있었다.
  소리축제만의 가장 큰 장점, 지역부터 해외까지 통섭을 향한 인큐베이팅과 차별성 확보에서도 성과를 보였다. 레드콘음악창작소 컬래버레이션 3회, 아시아소리프로젝트 3회 공연 등 지역 음악가와 해외 음악가들의 협업무대를 기획, 미래지향적인 통섭의 문화를 제시하는 인큐베이터로 자리 잡는 계기였다는 평가. 트리오 라이제거-프란예-실라, 문고고 등 각국의 민속음악을 기본으로 통섭과 혼종을 향한 다국적 팀들의 새로운 월드뮤직 경향과 흐름을 제시함으로써 수많은 음악제 속에서 차별성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이어졌다.
 

▲ 젊은 판소리 다섯 바탕

▲운영
  올해 운영상 가장 큰 복병은 태풍 ‘콩레이’.
  태풍이 북상하던 4일 밤. 강풍과 폭우에 대비해  더블스테이지(놀이마당), 편백나무숲, 음악의집(연지홀 앞), 레드콘스테이지(분수대), 리듬&플레이존(모악광장) 공연을 축소하거나 소리전당 건물 내부로 옮기고 홈페이지 팝업 및 SNS, 카카오톡플러스친구 등에 적극 공지하는 등 자연재해 속에서도 성숙한 축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소리 이벤트’팀을 적극 운영함으로써 각종 이벤트와 경품행사, 게릴라 플래쉬몹 등으로 관객 호응과 만족도를 높였다.
  태풍이 북상하기 전에도 체험부스를 중심으로 한 명인홀 앞 키즈존, 악기체험을 중심으로 한 모악당 앞 광장 리듬&플레이존, 연지홀 앞 음악의집 및 마켓존, 분수대 푸드코트와 레드콘으로 이어지는 레드콘스테이지, 오송제 편백나무숲 등 소리문화전당 야외 공간을 밀도 있게 활용함으로써 대규모 음악축제로서의 다채로움과 공간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조직위에 따르면 올해 축제 총 관람객은 13만 여명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유료공연 유료 객석 점유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84%~86% 사이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일과 6일 저녁까지 대규모 야외무대의 공연이 대부분 전면 취소되는 등 기상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선방했다는 평가. 유료공연 매진율 역시 6일 현재 34개 가운데 21개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마니아들과 단골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 중 하나다.
  박재천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준비한 것들을 다 보여드리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그레이드가 다른 성숙한 축제로서의 역량을 보여드린 것 같아 뿌듯하다”며 “2019년엔 더 크게 성장한 축제로 찾아 뵙겠다”고 덧붙였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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