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을 비롯한 전북 일원에서 개최되는 전국체전이 이틀 뒤인 12일 개막되는 가운데, 도내로 이전한 대다수 공공기관들의 전국 단위 전북 행사에 대한 무관심이 200만 전북도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일부 기관들은 이번 체전에 대해 ‘중앙기관인 우리와 지역 행사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입장을 나타내 전북에 새 둥지를 튼 기관들로서 상당히 부적절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제99회 전국체전은 지난 2003년 이후 전북이 15년 만에 유치한 전국 단위의 큰 행사다.
주 개최지 익산시를 비롯해 전북도, 체육회 등 관련 기관들과 도민들은 성공적 개최를 위한 염원을 보내고 있으며, 지역의 많은 기업과 기관, 심지어 개인까지 각계각층의 후원과 지원이 잇따르고 있는 중이다.
반면, 전북으로 이전한 대다수의 공공기관들은 후원은커녕 그 흔한 ‘선수단 환영’, ‘성공 개최 염원’ 등의 뜻을 나타내는 현수막 한 장도 게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사실 이번 체전은 최근까지 열기가 이어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 체육행사에 이어 개최되는 이유로 전북도와 체육회 등이 국민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하락할까 싶어 약 한 달 전부터 각 기관들에게 홍보 등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도내 각 행정기관 및 기업, 언론 등은 적극적 체전 알리기에 동참하고 있지만, 유독 혁신도시 등 도내로 이전된 공공기관들은 ‘모르쇠’, ‘나 몰라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행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벌어진 전북 이전 공공기관들에 대한 일부 타 지역 및 보수 언론의 집요하고도 부적절한, 또 도를 넘는 공격(?)에 도민 전체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부족해도 내 식구’라는 뜻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 해당 기관들이 역시나 ‘객지 기관’, ‘전북 손님’ 정도의 인식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서운함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전북 전주를 정치 기반으로 한 인사가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의 한 관계자는 체전 홍보 협조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가능하겠지만 현업이 바쁘다 보니 현재까지 이렇다 할 조치는 취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부 회의를 통해 가능한지부터 알아보고, 필요한 거라면 검토해 보겠다”는 원론적 대답을 내놨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체전과 관련한 홍보 등의 협조는 하고 있지 않다. 현재 국정감사 일정이 겹쳐 있고, 중앙기관이다 보니 도(지역) 행사에 적극 참여하기는 좀 그렇다”라면서 “그 정도(현수막 게시) 부분은 검토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무미건조한 입장을 밝혔다.
혁신도시에 거주 중인 시민 박모씨(47)는 “이 근처에 공공기관들이 밀집돼 있는데 사옥을 비롯해 기관 명의의 그 흔한 체전 홍보 플래카드 한 장 본 적이 없다”면서 “자의든 타의든 전북으로 이전해 왔으면 아무리 중앙기관이라도 전북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나 할 도리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전북에서는 그 기관에 대한 해택이나 지원을 하나도 하지 않고 있느냐”리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체전의 성공개최와 전북 선수단의 선전을 위해 전북 토종 기업 하림은 후원물품 1억3400만원 상당을 제공(개회식 참석자 등에게 기념품으로 사용 예정)했고, 익산시에 ‘체전 홍보탑’도 설치할 계획이다.
전북은행은 군산에 체전 홍보탑 2기를 설치할 예정이고, 동우화인켐도 익산에 홍보탑을 설치키로 했다.
이밖에도 한국국토정보공사(LX)는 후원금 1000만원을 전달했고, 지역 기업들의 후원금 기부도 매일 이어지고 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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