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대응과제로 부모와 아동에게 필요한 돌봄과 소통의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남원시의회 이미선 의원에 따르면 저출산 대책이 시행된지 10여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저출산 위기담론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2017년 합계출산율 발표 때는 “지난 10여년간 80조원이나 썼는데 헛돈만 썼다”는 비난과 함께 위기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그런데 지난 10여년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단지 출산율뿐이 아니다. 출산율 수치 이면에 놓인 개인과 가족의 삶의 조건은 변화했는지, 변화된 삶의 조건과 상황을 바라보는 국가와 사회의 관점은 변화했는지 의문이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은 아이를 안 낳는데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만드는 환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를 개선하지 않고선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예컨대 여성의 삶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정책, 그리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또한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들이 전반적인 복지정책과 차별성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중요한 과제다. 그렇지 않으면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이 모든 복지정책을 망라하는 것으로 되기 쉽기 때문이다.

보육 지원과 같은 복지 확대 중심의 정책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기 어렵다는 인식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출산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저출산 대책이 집중됐으나 근래에는 출산을 기피하는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로 바뀌고 있다. 저출산 사회가 된 원인과 대응방안을 고용 및 주거불안, 경제 저성장, 보육 환경 등 다양한 부문에서 찾아야 한다.

이에 이 의원은 남원시 저출산 대응과제로 부모와 아동에게 필요한 돌봄과 소통의 커뮤니티 공간 필요성을 제안했다.

핵가족 시대에 혼자서 육아를 도맡아하는 ‘독박육아’로 인한 고립과 좌절이 저출산으로 이어질 소지가 매우 크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이웃과 교류하며 아이를 함께 양육하는 ‘공동육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동육아’는 우리 삶의 다양성을 품을 수 있는 상호 소통의 가능성을 열어 둔 표현으로, 함께(공동) 아이를 키우며(육아)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공동육아에 참여하는 부모는 소수에 불과하다. 공동육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참여할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남원시가 지자체 저출산 대응 공모사업에 선정돼 육아종합지원센터를 2021년까지 건립할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센터 건립까지는 약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기간 동안 부모들의 요구를 반영한 공동육아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고,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부모 커뮤니티와 공동육아 등 공동체적 활동을 통해 육아돌봄 부담을 완화시키고, 양육친화적 환경을 조성하여 부모와 아이가 행복한 돌봄문화 확산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

이 의원은 “부모들이 외출할 때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 과제라고 생각된다”며 “양육으로 인해 사회적 단절을 경험하는 부모들이 서로 소통하며 양육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육아물품을 나눌 수 있는 공동육아와 돌봄품앗이에 적합한 지역돌봄 커뮤니티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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