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익 전북 부교육감이 기자들과 만난 첫 자리에서 전북교육청 핵심사안인 학교자치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때는 11일 오전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열린 티타임. 9월 1일자로 전북교육청에 온 정 부교육감은 기자들과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눴는데, 전북교육청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학교자치에 대해 묻자 이 같이 말했다.
  학교자치의 일환인 유초중등교육 권한배분과 전북학교자치조례 제정에 대해서도 “학교자치조례가 학생이나 교사의 자율성을 확대하겠단 건지…개념적으로 정의가 잘 안 된다. 의견차이가 있어서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교육부에서 학교자치 관련 업무를 4년 간 맡았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학교자치 업무를 수 년 간 소화한 담당자가 학교자치 개념을 모를 리 없고 권한배분이나 조례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이해도가 높을 거다. 공무원으로서 개인 입장 밝히는 걸 지양하고 전북교육청으로 부임한 지 얼마 안 돼 신중을 기할 수 있다. 학교자치를 둘러싼 찬반이 팽팽한 것까지 감안해도 이 같은 대응은 쉽사리 이해 가지 않는다.
  부교육감의 ‘모르겠다’는 발언은 기본적으로 성의가 없고 ‘(조례가) 개념적으로 정의가 잘 안 된다’는 언급은 부교육감이 학교자치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인상마저 풍긴다. 개인 의견이야 어떻든 학교자치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전북교육청 소속 부교육감으로서 할 말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시도교육청 부교육감직은 교육부에서 파견하는 자리인 동시에 해당 시도교육청의 두 번째 수장임을, 부교육감 본인이 말했듯 “교육감을 돕는 역할”임을 기억해야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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