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과 무주, 장수군은 도내에서도 운동장이 가장 많이 기울어진 지역이다. 전북이 전국적으로 경제 등 사회전반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바로잡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처럼 도내에서 진안, 무주, 장수군은 동부산악권에서도 대표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도내 서부와 달리 이들 지역에 대한 배려로 전북도는 동부지역특별회계를 만들어 지원할 정도다. 그만큼 진안, 무주, 장수는 인구감소 뿐 아니라 고령화에 따른 복지비 증가 등으로 낙후지역을 넘어 지자체 소멸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인구증가 정책과 고령화에 따른 이들 지역엔 변변한 병원조차 없어 의료사각지대로 전락한지 오래다. 동부산악권을 대표하는 남원시에 전북도에서 운영하는 남원의료원이 있지만 진안과 무주, 장수는 먼 거리로 그림의 떡이다.
남원의료원과 군산의료원은 지역 거점병원으로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 의료원은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제 안정돼 공공의료 첨병역할을 해내고 있다.
2015년 개원해 진안군에서 운영하고 있는 진안군의료원이 전북도에서 운영해 진안과 무주, 장수군이 혜택을 받기를 바란다. 진안군의료원은 현재 최악의 적자상태이며, 정밀검사에 필수적인 MRI장비도 없고, 구입조차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31곳은 광역시와 도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군립 운영은 진안군과 경북 울진군 단 두 곳이다. 그나마 울진군은 진안군보다 인구는 2배, 재정자립도는 2.4배, 통합재정수지비율은 17배나 차이난다.
전북도는 남원의료원 35억원, 군산의료원 42억원으로 공공의료서비스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군립인 진안군의료원에는 2억원을 조금 넘는 예산만 지원했을 뿐이다.
전북도가 진안군의료원을 군산과 남원의료원처럼 도립화해서 동부지역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길 강하게 바란다. 전북도가 군산과 남원의료원에 모두 77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을 지원하고 있어 재정에 부담이 되겠지만, 의료에 지원하는 예산으로 그 지역 주민들이 큰 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면 오히려 예산을 줄이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전북도는 사라져가는 동부를 지켜내는 첫 번째 사업으로 진안군의료원을 도립화에 나서는 행정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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