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흥 기자(전라일보)
- 지난 한주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세계적인 자전거 도시로 유명한 네덜란드를 방문했습니다. 공항에서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도착한 후 아침 7시부터 암스테르담 시내를 거닐었습니다. 자전거를 탄 시민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지나자마자 자전거 행렬로 불어났습니다. 8시쯤 되니 자전거 부대 수준입니다. 족히 100여m는 될 듯한 자전거들이 신호에 따라 일제히 움직입니다. 정말 장관이었고, 혀를 내두룰 정도였습니다. 남녀노소는 물론, 아이를 태운 부모들까지 구성원도 다양 했습니다. 자전거 주차장은 정말 대장관입니다. 또, 자전거 전용도로와 자전거신호등이 엄격히 구분돼 있고, 자동차 신호라 할지라도 자전거에 우선 양보합니다. 이러한 광경은 암스테르담을 비롯해 헤이그, 로테르담, 델프트, 잔센스칸스 등 도시에서도 같은 현상입니다. 네덜란드 정부를 비롯해 지방정부가 30~40년 전부터 도로에서의 사람 안전을 위한 자전거 정책을 펼쳐온 결과라는게 현지인들의 설명입니다. 물론, 전주시의 도로 사정과 문화 등과 다른점이 많았지만 궁극적으로 자전거 도시를 꿈꾸는 입장에서 배울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전주시 자전거 다울마당 위원들과 함께 전주시 자전거 정책을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 장변호 전주시 시민교통본부장
- 뉴욕과 파리, 싱가포르 등 전 세계 도시들이 앞 다퉈 자전거 정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제 친환경을 생각하는 정책은 시대적 흐름이며 전주시는 자전거도시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 전국 기초 자치단체로는 최초로 자전거 전담 조직인 자전거정책과를 신설하고,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자전거 정책의 근간인 전주시 자전거 이용활성화계획을 수립하고 자전거이용시설의 정비 및 확충, 자전거 행진, 전 시민 자전거보험 가입, 공영자전거 대여소 운영, 찾아가는 자전거 수리센터 운영, 자전거 시범학교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 하반기에 기린대로의 도로 폭과 자동차현황 등을 고려해 가련광장~조촌교차로 구간에 자전거전용도로를 개설하는 등 현재 80개 노선 409㎞인 자전거도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자전거도로의 95%를 차지하는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의 자전거 이용 불편을 줄이기 위해 노면불량과 턱낮춤 불량, 노상 적치물, 불법 주정차 문제를 점차 해소해나갈 방침입니다. 전주시는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를 지향하며 그 중심에는 바로 자전거가 있습니다. 시민 모두가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언제든 나 또는 내 가족이 자전거 운행자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차량운행시 교통약자인 자전거를 배려하고, 자전거 이용 시 교통법규 준수 등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 남정현 위원(자전거 동호회원)                          
- 전주천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 '바람 쐬는 길'이 있습니다. 걷기에도 안성맞춤이지만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바람 쐬는 가슴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곳입니다. 이 길을 달리다 원색장마을을 지나 상관, 한일장신대학교를 거쳐 변속기의 힘과 호흡을 고리며 광곡재 고개에 이르면 내리막길이 시원한 바람으로 맞습니다. 태봉, 청명초등학교 지나면 구이저수지에 흘려 내려온 삼천을, 삼천을 거슬러 올라가도 좋고 삼천 따라 내려가도 자전거 타기에 좋습니다. 당연히 안전라이딩이 최우선. 이어 전주천을 만나고 독배천 합류하는 백제대교 밑을 지나 다가교를 지나고, 남천교를 거치면 한벽당이 건너편으로 보이고 국립무형유산원을 끼고 승암교를 지나면 다시 처음 출발했던 한벽굴이 함께 있는 '바람쐬는 길'이 기다립니다.
전주는 이 곳 말고도 자전거로 반나절 정도 달리며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꽤 흥미로운 자전거 라이딩 코스들이 있습니다. 시민은 물론, 해외와 시도 경계 너머에서도 많이들 오셔서 달리면 전주의 맛과 멋을 자전거와 누릴 수 있는 유쾌하고 시원한 추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전주시 외곽은 물론 시내중심도로까지 모든 자전거도로가 바람 쐬는 길처럼 자전거타기 안전하고 편리해져야 합니다. 시민은 물론 관광객도 교통수단처럼 자전거를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영자전거 인프라도 잘 갖춰져야 합니다.

■ 오홍근 위원(환경부 전문강사)
- 현재 전주시의 대부분의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로 자전거 이용자나 보행자 모두에게 상당히 불편합니다. 때문에 앞으로는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 보다는 자전거 전용도로(차로)를 개설해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 자전거교통이 도시교통체계의 주요 교통수단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려면 강력한 불법 주정차 단속 등 승용차 억제정책과 더불어 자전거 친화적 교통 환경을 조성하고, 자전거와 대중교통의 연계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인센티브를 시 재정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률 및 조례를 마련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자전거 이용 시민에게 제공한다면 더 많은 시민이 자전거를 이용할 것이며 이는 당면한 교통 혼잡이나 미세먼지 문제 등의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자전거생활이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정착된 네덜란드, 독일, 일본 등 국가처럼 우리나라도 자동차 운전자들의 자전거 배려 문화와 자전거생활 정착에 대한 국민들의 자발적이고 긍정적 인식을 끌어 낼 수 있는 지속적인 홍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 김길중 위원(생태교통시민포럼 위원)
- 전주가 다시 자전거 도시로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음에 자전거인의 한사람으로써 반갑습니다. 20년 동안 구호가 내려진 적은 없지만 지금의 이 걸음은 지난 시절과는 달라야 합니다.
생태도시 전주의 핵심적 내용이 될 수 있는 자전거는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교통분담이나 대기환경 등의 개선에 높은 기대치가 가능합니다. 자전거 도시로 가는 길은 자동차 위주로 짜여진 시민들의 일상을 바꾸는 혁명적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어렵지만, 분명하고 확고한 단체장의 의지, 도시가 움직이는 흐름의 교통체계에서 자전거가 차지하는 역할과 목표를 분명하게 담고 있는 로드맵 설정, 공무원 사회가 솔선하고 팀웍을 통해 만들어 가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전 조직적으로 구현될 필요가 있습니다.
행보는 힘차게 나아가되 자동차로부터 자전거와 대중교통으로 이행되는 변화에 시민들의 합의가 필요한 만큼 충분하게 토론되고 공론의 장을 적극적으로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죠.
방향이 옳다고 서둘러서 될 일은 아니고, 기린대로를 비롯해 간선도로망에 자전거 전용차로를 구축해 가면서 추이를 살펴보고 이용률 제고를 통해 전 도시적으로 자전거 도시로 가자는 시민적 합의를 추동하고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하나의 구간이 설계하고 목표한대로 만들어 가도록 불법주정차 개선과 차량속도 감속을 병행해 나가야 합니다. 

■ 김남균 위원(한국자전거협동조합 사무국장)
-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현 정책과제중 자전거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부분일 것입니다. 그러나 전주시내의 자전거 전용차로가 몇노선이나 됩니까?
대부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전거를 타게 하려면 무엇보다고 안전이 우선시 돼야 하며, 도로 포장 또한 자전거가 타기 쉬운 환경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자전거를 타고 시내를 조금만 돌아보면 알 수 있습니다. 수많은 턱과 주정차 된 차 때문에 위험천만한 고개 운전을 하며, 중간에 튀어나오는 차량 때문에 정면을 보고 가기도 어려운 미숙련된 자전거인들은 아예 집에서 자전거를 들고 나올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결국, 자전거 타기에 취약한 전주 시내의 구조 때문에 도로 아래인 천변에서 여가로 타는 경우가 되어버렸죠?
본래의 자전거는 교통수단으로써 역할을 할때 시너지 효과가 돼 그 도시의 문화가 되는 것입니다. 60,70년대를 보세요.
자동차가 전국을 활보 할때 비포장에서 포장으로 점점 바꿔어 갔습니다.
지금 전주시가 생태도시를 지향한다면.... 뚝심으로 바꿔야 합니다. 자동차의 모든 기반시설에서 자전거와 보행자로써의 모든 기반시설로...

■ 김원섭 위원(바이크박스 대표)
- 현재 여러 가지 환경문제(미세먼지, 타이어분진), 교통문제(체증 및 매연) 등이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 방안 중 가장 유리한 것이 자전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전주시 자전거 정책과가 신설돼 여러 가지 변화와 발전이 기대가 되는데요. 여러 가지 정책들이 예산 및 여러 제재들로 인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시민의 입장으로서 자전거 발전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안전하고 쾌속하게 주행할 수 있는 우선도로 및 전용도로입니다. 아무리 좋은 곳도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없다면 볼 수도 없고 갈수도 없겠죠?
현재 전주시에서 진행 중인 전용도로들이 예산확보 및 교통문화 문제로 지연되거나 취소돼 어쩔 수 없이 인도 겸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자전거 주행자의 안전과 보행자의 안전 모두 보호 받기 어려운 상태이며,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문제해결의 방안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자전거 문화 의식 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자동차를 놔두고 자전거를 타야하는지...? 누구나 알고 있지만 현실에선 자동차를 더 많이 선택합니다. 자전거보다 편하고 안전 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바로 이러한 문화를 개선하고 변화하는 것이 자전거 정책 및 발전이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깨끗한 도시, 공기, 물, 쾌적한 교통" 시민들 모두 이 마음만은 같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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