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정지 환자가 매년 3만명 안팎으로 발생하면서 다중 이용시설에 자동심장충격기 설치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지만,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95곳 중 26곳(13.3%)은 아직도 자동심장충격기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이 발표하고, 고속도로 휴게소에 자동심장충격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할 것을 주장했다. 현행법상 고속도로 휴게소 내에 자동심장충격기 설치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7월 1일 서울양양고속도로 홍천휴게소에서 50대 남성이 급성심정지로 쓰러졌다가 휴게소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한 덕분에 생명을 구하는 등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김철민 의원은 고속도로 휴게소에 자동심장충격기가 설치되지 않은 것과 함께 이용 인원과 휴게소 면적에 비해 그 숫자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액을 기준으로 이용 인원을 추정해 심장충격기 설치현황을 살펴보면,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의 경우 지난해 고속도로 휴게소 중 가장 많은 매출액인 511억원을 기록했는데, 단 1개의 심장충격기만 설치돼 있다.
면적에 따른 설치현황을 살펴보면, 행담도 휴게소는 축구장 7개 크기의 규모인 4만9,729㎡인데, 단 2개의 심장충격기만 설치돼 있다.
급성 심정지의 골든타임은 4분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충족하기에는 갯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철민 의원은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의하면, 2016년 급성심정지 환자는 3만여명으로 2006년 보다 50% 이상 증가했고, 급성심정지 사고가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곳이 도로와 고속도로"라고 지적하며, "고속도로 휴게소에 자동심장충격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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