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이태근)이 전북의 정체성을 살린 브랜드공연 창작무용극 ‘모악정서’를 선보인다.
  무용단 제27회 정기공연 ‘모악정서’는 모악산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구성한 창작 무용극이다.
  공연은 무대 위 한 노모가 모악산에 뜬 보름달을 바라보며 아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올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두 남녀 주인공의 운명 같은 만남과 사랑, 천상의 그리움, 그리고 이별과 재회, 다시 행복을 찾기까지 총 아홉 개의 장면으로 구성해 사랑의 다양한 감정을 감성적인 춤으로 표현한다.
  두 남녀 무용수의 우아하고 간결한 춤사위와 역동적인 군무에 흥겨운 사물놀이 등 민속춤을 토대로 창작된 춤사위들이 어우러지며 간결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적인 무대 미학과 현대적 감성을 담은 음악으로 이루어진다. 무용단의 전 무용수가 선보이는 이번 무대는 25명의 소규모 인원이지만 풍성하고 탄탄한 춤 구성으로 모악당 무대를 가득 채울 것으로 기대된다.
  ‘모악정서’는 여미도 무용단장의 취임 후 첫 정기공연 작품이다. 임기 초반부터 전북 대표 브랜드작품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바 있는 여 단장은 이번 작품을 통해 잊혀져가는 한국 무용극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부활을 꿈꾼다. 전통무용의 기본을 살리되 움직임은 간결하고 극적 전개에 따른 감정변화에 맞게 세련된 춤사위를 선보인다.
  함께하는 제작진도 화려하다. 국립무용단 브랜드 작품 ‘향연’, ‘묵향’으로 한국무용의 신드롬을 일으킨 유명 디자이너이자 감각적인 연출가로 평가받고 있는 정구호가 함께 한다. 모악정서에서도 대본, 연출, 의상디자인, 무대디자인을 맡아 독보적인 아트디렉터의 면모를 보여준다. 음악은 감성을 이야기에 잘 녹여내는 탁월한 작곡가 손다혜가 맡았다. 춤 대중화의 선두주자인 현대무용가 박호빈이 협력안무로 참여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 7월 무용단 최초로 주인공을 단원오디션을 거쳐 선발하는 등 준비과정에서도 화제가 많았다.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남자 주인공 ‘나무꾼 역’(현)에 패기 넘치는 박근진 단원이 선발됐고, 여자 주인공은 이은하 수석과 천지혜 단원이 1차로 뽑힌 뒤 10월 중순 이은하 수석단원이 주인공 ‘선녀 역’(란)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은하는 “오디션을 통해 후배와 경쟁하는 구도가 부담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됐다. 무대에서 멋진 모습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박근진은 “제가 추고자하는 춤이 단장님과 스타일이 맞아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 이번 작품 7장 ‘현의 염원’에서 선녀를 그리워하는 나무꾼의 독무를 기대해 달라”고 했다.
  여미도 단장은 “‘모악정서’는 정체성을 잃어가며 자극적인 소재만을 찾는 공연예술계에 자극이 아닌 감동을 선사하는 진정한 예술적 가치를 일깨우는 무용극이다”면서 “정기공연 이후 전국 순회공연까지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으로 많은 도민들이 함께 햇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은 11월 9일 오후 7시 30분과 10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두 차례 열린다.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예약을 하지 못한 관객을 위해 공연 당일 1시간 30분전부터 현장 좌석권을 선착순 무료 배포한다.
/이병재기자·kanadasa@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