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매체에 독립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들로 인해 독립운동의 삶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주말사이 완주군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지난 17일은 제79회 순국선열의 날이다. 순국선열은 일제의 국권침탈(1895년) 전후로부터 1945년 8월 14일까지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항거하다 순국한 의사들을 말한다.

이날 일문구의사(一門九義士) 선양사업회가 마련한 추모행사로 한 집안에서 나온 독립운동가 9명을 기리기 위해 열렸다.

9명의 의사는 유치복, 유태석, 유영석, 유명석, 유준석, 유현석, 유연청, 유연풍, 유연봉으로 모두 고흥 유씨 집안의 독립운동가이다.

이들 9명의 의사들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이에 분개해 유치복을 중심으로 의병활동을 했다. 유치복 의사는 한반도 식민지화를 추진하는 국군의 강제해산을 강행하는 일본을 좌시할 수 없어, 1907년 9월 전북 완주에서 친족 등 100여 명의 군사를 규합해 의병운동의 대열에 뛰어들었다. 이후 1910년 금마 일본 헌병대에 붙잡혀 바로 총살형에 처해져 순국했다. 그의 공훈을 기려 1980년 대통령 표창,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 받았다.

또 유영석 의사는 1906년 10월 유명석·유준석 등 과 더불어 의병에 지원해 익산시 일대에서 군자금을 모금하는데 주력했다. 이후 일본의 대대적인 의병소탕으로 의병이 해산된 뒤 고향에 내려와 은거하던 중 일경에 체포돼 10년형의 옥고를 치렀다.

그는 1983년 대통령표창,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 받았다.

유영석 의사의 증손인 유희태(일문구의사 선양사업회 이사장)는 “당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역사가 묻히고 후대에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가슴 아팠다”며 “후대에 많은 독립운동가와 이름도 남기지 못한 의병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전하기 위해 이러한 추모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와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많은 위로가 됐지만 국가를 지키기 위해 싸운 의·열사를 추모하는 행사가 전국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순국선열의 날은 일제에 침탈당한 국권 회복을 위해 싸우다 순국한 선열들의 얼과 위훈을 기념하기 위해 1939년 11월 2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법정 기념일로 제정했다. 대한제국의 국권이 실질적으로 침탈당한 을사늑약이 체결된 11월 17일을 전후해 많은 선열들이 순국했기 때문이다. 광복 후 광복회 등 민간단체가 주관해 추모 행사가 진행됐으나 1997년 정부 기념일로 제정해 국가보훈처가 개최하고 있다./김용기자·km4966@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