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7시께 전주시 삼천동 한 도로에서 김덕순(72·가명) 할머니는 자신보다 큰 리어카를 끌며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었다.

김 할머니는 오전 7시부터 나와 오후 8시까지 매일 13시간가량 리어카를 끌며 상가주변과 길가에서 폐지를 줍는다.

쌀쌀해진 날씨보다 갑작스레 떨어진 폐지가격으로 가벼워진 주머니가 더욱 힘들게 했다.

김 할머니가 하루 반나절 폐지를 주워 거머쥔 돈은 4000원 남짓이 전부다.

김 할머니는 “추워진 날씨로 삭신이 쑤셔서 리어카 끌기도 버겁다”며 “날씨보다 폐지를 주워도 예전 벌이에 반도 못 받으니 그게 더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19일 한국자원공사 10월 재활용가능 자원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폐골판지의 가격(대형 고물상이 중간가공업체에 넘기는 가격)은 지난해 10월에 전북지역 1kg당 평균 148원에서 올해 10월 1kg당 평균 68원으로 1년 새 50%이상 뚝 떨어졌다.

공사는 중국 폐기물 수입 금지 여파로 인해 올해 4월부터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전주시 풍남동 한 고물상은 “지난해부터 점점 폐지 값이 떨어져 현재 폐지 10kg에 700원 정도다”며 “하루 5~6명의 노인들이 찾지만 그분들은 하루 2000원~4000원정도 가져간다”고 말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노인 빈곤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 복지부와 지자체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도내 노인들이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오는 2019년부터 65세 노인 생활보호지원사업을 확대해 기초연금 30만원으로의 상승과 노인 일자리 4만 9000명으로의 확대 방침이다.

전주시가 지난 7월 조사한 폐지 줍는 노인은 모두 291명으로 집계됐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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