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8년 6월 개원한 전주동물원은 당시 지방에 있는 동물원으로는 유일하게 호랑이와 사자, 기린, 하마, 들소, 큰뿔소, 침팬지, 캥거루 등 동물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현재까지 희귀동물인 반달가슴곰, 재규어 등 총 103종에 610여 마리의 동물을 전시하고 있다. 하지만 전주동물원은 개원 이후 별다른 투자 없이 운영되면서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동물원으로 전락했고, 급기야 가장 슬픈동물원이라는 오명을 받기에 이렀다. 물론, 그간의 노력이 전무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행히 전주시가 지난 2014년부터 전주동물원을 생태동물원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 현재까지 별 무리없이 잘 추진되는 것으로 나타나 매우 고무적이다. 실제 동물 복지가 최우선으로 고려되도록 동물행동풍부화 매뉴얼을 구축하고, 사육사 토론과 적용사례 연구 등 개체 특성에 맞는 풍부화 기법을 발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전주동물원이 발전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그러리라 믿는다. 전주시는 더 나아가 전주동물원을 동물들이 행복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동물병원도 신축했고, 큰물새장과 호랑이·사자사, 코끼리사 등의 환경을 개선하거나 신축하는 등 동물들에게 새 보금자리를 제공해 동물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최근에는 콘크리트와 쇠창살로 둘러싸인 좁은 감옥형 우리에 갇혀 있던 곰들을 위해 새 곰사를 신축, 곰들이 좀 더 쾌적하고 넓은 방사장에서 뛰놀수 있도록 만들어 화제다. 당초 곰사는 전주동물원에서 가장 열악한 동물사였다. 그러나 새 곰사는 대폭 확장된 공간에 곰들이 좋아하는 웅덩이와 놀이시설, 은폐공간, 수목 등 자연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갖췄다. 생태동물원을 향한 전주시의 움직임이 점점 결실을 맺는 분위기다. 현재 반달가슴곰 가족과 애조불곰 등 총 10마리의 곰들이 방사장 내 상수리나무에 올라가 나뭇잎을 뜯어 먹거나 물웅덩이에서 노는 등 새집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전주시는 시베리아호랑이·원숭이사 신축도 추진중이다. 생태도시를 상징적으로 잘 나타내는 공간이 동물원이라고 한다. 전주동물원을 단순한 전시 중심의 동물원이 아닌 동물이 주인공인 공간이자 시민이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생태동물원으로 만들겠다는 전주시의 계획이 꼭 실천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