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세상을 등진 딸의 못다 이룬 꿈을 친구들이 실현하도록 도운 한 아버지의 사연이 추위 속 따스함을 전한다.

박종률(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 씨가 최근 전주대 발전기금으로 7천만 원을 기탁했다. 박종률 씨의 딸 박경립 학생은 전주대 패션산업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8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는 그 슬픔으로 또 다른 희망을 일궜다.

박경립 학생의 꿈인 패션 디자이너를 다른 딸과 아들이 이루길 바라는 마음이 커서다. 그는 3학년 1학기를 마친 패션학과 학생 중 어려운 형편 속 학업 의지가 높은 5명을 매년 선발, 1명 당 100만 원씩 10년간 총 5천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장학금 이름도 ‘박경립 꿈이룸 장학금’이다.

기탁금 7천만 원 중 남은 2천만 원은 패션산업학과 실습을 위한 재봉틀과 실습기자재 구입에 쓸 예정이다.

27일 진행한 ‘제1회 박경립 꿈이룸 장학금’ 전달식에 참여한 박종률 씨는 “하고 싶은 걸 막 시작한 딸이 허망하게 돼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그렇지만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아 새롭게 꿈을 꾸고 키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패션산업학과 최준 학생은 “따뜻한 말과 미소를 건네주던 친구의 모습을 평생 잊지 못할 거다. 친구를 위해서라도 꼭 꿈을 이루고 싶다”고 했다.

전주대 관계자는 “패션산업학과 실습실과 기자재에 ‘박경립’ 이름을 담아 학생 꿈과 아버지 의 학교사랑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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