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은 지난 30일 <각필구결 초조대장경 ‘유가사지론’ 권66>을 발간했다. 이 책은 초조대장경 ‘유가사지론’ 권66 (11세기 불교문헌)에 기입된 옛 문자 각필구결(刻筆口訣)을 해독한 것이다.
  각필구결(또는 점토구결)은 한문을 우리말로 정확하게 읽기 위해 한자 사이에 토(吐)를 단 것이다. 종이 위에 뾰족한 필기도구(각필)로 점이나 선 등을 자국 내어 우리말의 조사나 어미를 표현하였다. 붓으로 적지 않고 각필로 새긴 이유는 귀한 경전을 되도록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각필구결은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고, 종이에 특수한 조명을 비스듬히 비출 때 비로소 움푹 패인 점과 선 자국이 드러난다.
  각필구결은 눈에 잘 띄지 않게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좀처럼 발견되지 않다가 2000년 7월 성암고서박물관에 소장된 초조대장경 ??유가사지론?? 권8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이후 국내 각필구결 자료 십여 점이 발견되었는데, 그 중 미공개 신자료인 초조대장경 ‘유가사지론’ 권66을 이번에 발간되는 자료집을 통해 소개한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자료집 <각필구결 초조대장경 ‘유가사지론’ 권66>에 국어사의 전반적인 흐름 속에서 각필구결의 기본적인 개념을 소개하고, 초조대장경 ‘유가사지론’ 권66의 서지학?불교학?국어학적 특성을 밝힌 논고를 수록하였다. 또한 초조대장경 ‘유가사지론’ 권66의 각필 흔적이 선명하게 촬영된 사진과 이를 확대한 사진, 여기에 각필구결의 위치와 모양을 표시한 이점(移點) 사진을 수록하여 독자들이 각필구결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사진 뿐만 아니라 각필구결 판독문, 현대어 풀이를 함께 실었다. 이를 계기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초조대장경 ‘유가사지론’ 권66을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각필구결 초조대장경 ‘유가사지론’ 권66>은 전국의 대학도서관 등에 배포하고,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집에도 게재하여 일반 독자의 열람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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