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을 테마로 한 소설집 <무민은 채식주의자>(걷는사람)가 출간됐다.
  동물권(Animal Rights)이란, 인권에 비견되는 동물의 생명권을 의미한다. 고통을 피하고 학대 당하지 않을 권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동물 또한 적절한 서식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으며, 인간의 유용성 여부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
  이제 더는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음에도 우리 사회 도처에서는 아직 동물권에 반하는 행위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법과 행정은 물론 동물권에 대한 일반의 시민의식 역시 아직은 미성숙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의 변화가 필요하다. 어쩌면 이런 변화를 다름 아닌 한 편의 소설이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동물권을 테마로 한 작품이 생명 존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문화를 확산하는 하나의 시발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이 같은 생각으로부터 이번 소설집은 탄생했다. 구병모, 권지예, 김봄, 김서령, 김연희, 김은, 박상영, 위수정, 이순원, 이장욱, 이주란, 정세랑, 최정화, 태기수, 하명희, 황현진 등 현재 우리 문학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생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지닌 소설가들이 적극 참여했다.
  이 소설집에서 권지예의 소설의 경우를 보면 인간은 동물과 함께 살며, 그리고 동물에게서 위안을 받는 현실은 인간이 동물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기르며 보듬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역설한다. 또한 김봄의 소설은 우리가 동물을 쉽게 사고파는 행위에 대해 근본적으로 성찰한다. ‘살아있는 건 다 신기해’라는 제목에서 우리는 우리가 만나는 인간처럼 동물 또한 모두 신기한 존재, 신성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함을 소박한 일상의 한 장면으로 보여준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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