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의료기관마다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직장인이 몰리는 가운데 지정기관과 대상 여부 확인을 온라인에서만 할 수 있어 검진 대상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직장인 건강검진을 받은 A씨(26)는 사전에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건강검진 지정기관을 확인하지 않았다 불편을 겪어야 했다.

그는 3일 오전 일반 및 구강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의료기관을 찾았지만 대부분 헛걸음을 했다. 일반검진을 받기 위해 어느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도 몰랐던 그에게 돌아온 답변은 “국가지정 검진기관이 아니다”는 말이 전부였다.

그가 이날 오전 찾은 의료기관 만도 9곳으로 그중 내과 1곳, 치과 1곳 등 단 2곳에서만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일부는 국가지정 검진기관으로 지정됐더라도 전산 오류 등을 이유로 검진을 거부하기도 했다.

의료진의 “우리 병원에선 하지 않는다. 가까운 병원에 전화하라”는 답변이 A씨를 답답하게 했다. 이날 A씨가 일반 및 구강검진을 받기 위해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3시간을 소요한 가운데 실제 건강검진에는 1시간도 채 들지 않았다.

사무직 종사자 B씨(30)는 전주에서 4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태껏 단 한 차례도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다.

과거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안내 받았지만 바쁜 업무에 뒷전으로 미뤄 잊고 지냈다. 올해는 과거 받지 않은 건강검진을 받아도 되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어디에 물어야할지 의문이었다. ‘건강검진을 받지 않으면 벌금을 문다’ ‘직장인 건강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해봐라’ 등 주변에서 듣는 여러 말들이 B씨를 불안하게 했다.

공공기관 종사자 C씨(32)는 지난 주말 건강검진을 받고자 했으나 대부분 검진기관이 문을 닫아 평일에 받아야 했다.

딱딱한 조직 분위기 탓에 반차나 연차를 내기 어려울뿐더러 업무가 쌓여 평일에는 부담이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방문해 휴일 검진 여부도 확인했지만 토요일 검진 정보는 제공하지 않아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C씨는 바쁜 직장인을 위해 주말 검진 등 보다 수요자를 위한 배려가 필요한 것으로 봤다.

이날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검진기관 및 검진대상자 확인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하다.

공단 홈페이지에는 도내 767곳 검진기관 가운데 일반 263곳, 구강 374곳, 영유아 117곳, 학교 밖 청소년 36곳, 휴일검진기관 50곳을 공시하고 있다. 공시 내용 하단 입력시점과 검색시점의 차이로 현재 정보와 다를 수 있음을 안내, 방문 전 유선 확인을 권유하고 있다. 때문에 온·오프라인에서 직장인 건강검진 문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의료기관 종사자는 “연말을 앞두고 지정기관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주말에 찾아와 헛걸음을 하는 검진 대상자들이 많다”면서 “현 시스템상 공단 홈페이지나 전화 확인 외엔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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