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숲이 나무숲으로 돌아왔다.
  지난 10개월간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에서 활동한 장기 입주 작가 이보영의 결과보고전이 8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그동안 도시화된 현대인의 삶을 회색 콘크리트의 삭막한 아파트숲으로 표현했던 그는 완주 연석산 아래 미술관에 머무르는 동안 숲으로 들어갔다.
  그는 현대사회에 우리누구에게나 가지고 있을법한 문제를 다룬 작업내용을 통해, 그러나 너무 무겁지 않게 풀어낸 일상적인 우리네 이야기들을 통해서 호기심과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녹색을 주조 색으로 한 화면의 구성은 치밀한 구조를 통한 기계적인 아름다운이 아니라 마치 한낮의 산책과도 같은 여유로움과 편안함이 두드러진다. 인공물과 자연물, 그리고 각기 다른 개성의 공간들은 녹색을 통해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화면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사물에 대한 치밀한 묘사이다. 그것은 단지 대상의 외적 형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기교적인 것이 아니라 반복되고 중첩되는 노동의 집적을 통해 이루어지는 집요함의 성과이다. 작가는 화면 구석구석을 특유의 집요함과 몰입으로 더듬고 다듬어 밀도를 높인다. 그것은 마치 자수를 놓듯 한 땀 한 땀 이루어지는 시간의 축적이다.”<김상철 미술평론가·현 동덕여대교수)>
  설휴정 연석산미술관 큐레이터는 “기존의 작업형식인, 우리의 편의를 위해 지어놓은 회색 콘크리트의 삭막한 아파트숲을 떠나 다시 제자리로 돌리고 싶은 마음이 아파트 숲에서 진짜 숲으로 옮겨왔다. 아파트 대신 화면에 등장한 산의 모습이 같지만 다른 모습일지 정말 다른 모습의 의미일지 궁금해지는 전시다”고 했다.
  전북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 미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0여 차례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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