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음소리는 잦아들고 청년들은 지역을 떠나고 그들의 빈자리는 노년층이 메워가고 있는 곳. 전북이다. 성장 동력이 힘을 잃어가고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불씨마저 꺼지려 하는 위기가 당장의 눈앞에 그려지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조차 내놓기가 쉽지 않다.
최근 호남통계청이 내놓은 ‘최근 10년간 전북도 출생통계’ 자료에 따르면 10년 중 출생아 수, 조출생율 등이 모두 최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도내 출생아수는 1만1348명으로 전년보다 무려 10.6%나 하락했다. 조출생률 역시 전년보다 0.7명이 줄었다. 더욱이 만혼 풍조가 일반화 되면서 산모의 연령 또한 높아지고 있다. 2009년 이후 30대 초반여성 출산율이 20대 여성을 앞서기 시작했고 결혼 후 2년 이내 첫째아이를 낳는 비중 역시 72.2%로 최근 10년 중 최저를 기록하는 상황이 됐다.
물론 저 출산이 전북만의 문제는 아니다. 1980년 86만여 명에 달했던 신생아가 1995년엔 71만여 명으로 줄었고 급기야 지난해엔 35만여 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결혼을 하지 않는 싱글들이 늘고 있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한두 명의 아이에 만족하는 부부들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선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하는데 우리는 겨우 한명 수준을 오르내리는 실정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평균이 1.68명인 것과 비교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 질 수밖에 없다.
인구가 줄면 당장 생산과 소비가 감소하는 등 경제활동이 위축돼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전북이 받게 될 충격파는 그에 비례해 가중될 수밖에 없음은 물론이다. 15∼64세 생산가능 인구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북은 답없는 구직난으로 인해 청년인구의 탈 전북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65년 251만 명 도민을 자랑했던 전북이지만 지금은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 중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한 유일한 곳이 전북일 정도로 초라하게 주저앉아 버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청년실업, 자영업 몰락, 떠나는 전북에 기인한 인구 유출 현상 지속 등, 안팎의 경제 환경 모두가 전북엔 악재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전북의 미래는 없다. 지금까지 세운대책이 효과를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절대적인 위기란 심각성을 안고 새로운 대안 논의에 지금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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