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의 숨겨진 이야기 ‘정유년 남원성싸움’이 창작창극으로 되살아난다.

남원시립국악단은 오는 27~29일까지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대표 브랜드 창극 ‘정유년 남원성싸움’을 공연한다고 18일 밝혔다. 공연시간은 27·28일은 오후 7시30분, 29일은 오후 3시며, 관람료는 무료다.

‘정유년 남원성싸움’은 1597년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에서 순국한 의사들의 이야기를 판소리로 풀어낸 창작창극이다.

남원성전투는 민·관·군 1만명이 6만명의 왜군과 싸워 전몰했지만, 왜군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입혀 전쟁의 흐름을 바꾼 전투로 알려져 있다.

이 공연은 죽음을 예견하면서도 남원땅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만인의사의 호국정신을 재조명하고, 그 정신을 후세에 이어나가기 위해 제작됐다.

장엄한 관현악 반주와 함께 상여를 연상시키는 소리, 양 손에 한삼을 끼고 추는 춤으로 시작해 전쟁의 슬픔과 공포, 참혹함을 느끼게 한다. 임진왜란이 빗겨간 평화로운 남원에서는 퉁소 부는 총각 정금과 홍 진사의 외동딸 홍도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이 시작된다. 전쟁의 기운이 남원에 깃들기 시작하고 남원성 사람들은 곡괭이와 낫을 들고 의병으로 일어난다. “의로운 장정은 다 일어나시오” 합창 ‘난리가 났네’는 죽음의 두려움을 넘어선 남원성 사람들의 결연한 의지를 드러낸다.

정금은 의병이 되기로 결심하고 홍도도 정금을 따르겠다고 다짐한다. 특히 정금이 총에 맞은 홍도를 안고 함께 부르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있건 우리 만날 수 있을 거요” 듀엣 부분은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더욱 빛나는 애틋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남원 군사들과 명나라 총병 양원의 갈등, 일본으로 끌려간 남원 도공들의 아픔을 담아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

남원시가 주최하고 남원시립국악단이 주관하는 창극 ‘정유년 남원성싸움’은 원작·구성에 향토소설가 윤영근, 극본 최정주, 연출 오진욱 등 남원 지역에 대해 이해가 높은 연출진들이 참여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오진욱 연출가는 “작품은 제작환경이나 단체의 색깔, 지역의 문화적 특징에 따라 창작된다”며 “남원하면 떠오르는 춘향전과 더불어 ‘정유년 남원성싸움’이 지역의 대표 공연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연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전화(063-620-6167), 또는 남원시립국악단 블로그(https://blog.naver.com/namwongukak)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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