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멧돼지 박제, 서대문자연사박물관

  2019년은 기해년.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이 돼지띠 특별전 ‘ 돼지몽夢 ’전을 18일부터 내년 2월 24일까지 개최한다.
  돼지띠는 12띠 중에서 마지막 띠로, 이번 특별전은 전주역사박물관에서 2008년 쥐띠 해부터 매년 진행해 온 열두 띠전의 마지막 전시이다.
  돼지는 재물과 행운을 가져다주는 복의 근원이며 재물신을 상징한다. 돼지해에 태어나면 재물복이 넘치고 길하게 산다고 보았다. 그래서 돼지꿈은 용꿈과 함께 최고의 길몽이다. 용꿈이 권력을 나타낸다면 돼지꿈은 재물을 상징한다.
  돼지는 또 서유기 저팔계에서 보듯이 재앙을 물리치고 잡귀를 쫓는 수호신이며,  ‘저돌적(猪突的)’이란 말에서 보듯이 야성의 화신이다. 그런가 하면 돼지머리는 고사상이나 굿판에 올라가는 대표적인 희생물이다.
  돼지는 멧돼지를 가축화 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돼지를 사육하기 시작한 것은 대략 2,000년전 쯤으로 추정된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 부여 관직으로 ‘마가·우가·저가·구가(馬加·牛加·猪加·狗加)’가 나온다. 말, 소에 이어 저가는 곧 돼지에서 따온 벼슬명이다.
  보통 돼지를 미련하고 더러운 동물이라 보지만 실제로는 영리하고 소나 닭보다 더 깨끗하다. 돼지우리가 더러운 것은 땀샘이 발달하지 못하여 체내의 모든 수분을 소변으로 배설하기 때문이다.
  역사 속에서 기해년도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기해년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으로는 예법을 놓고 대립한 기해예송(1659), 천주교도들을 탄압한 기해박해(1839),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 개통(1899)을 들 수 있다. 우리 지역에서는 조선왕실의 시조 묘역 조경단이 1899년 전주 건지산자락에 조성되었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202년에 한나라가 건국되었다. 1899년 기해년, 독립신문에 발표된 조선 인구수는 1,600만명이었다.
  돼지해에 태어난 역사적 인물로는 고구려 동명성왕, 통일신라 태종무열왕, 후백제 견훤, 조선 태조 이성계, 기대승, 광해군, 홍대용, 고종비 명성왕후, 대한민국 이승만대통령 등이 있다. 프랑스 마리앙투아네트와 중국 장개석 총통도 돼지해에 태어난 인물이다.
  이번 기해년 특별전에 이러한 돼지 띠 이야기들을 담아 총 50여점의 유물들이 전시된다. 국립고궁박물관과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을 비롯하여 8곳의 박물관에서 대여한 유물들이다.
  이 중에는 청동기로 만든 솥형태의 제기 시정(豕鼎), 왕실 행사 때 왕권의 상징으로 사용된 육정기(六丁旗) 중 돼지가 그려진 정해기, 재물과 복을 불러온다는 산돼지를 그린 민화 산돈도, 멧돼지 박제물 등이 있다.
  또한 전시실 안에서는 돼지저금통과 돼지배지를 만들며 자연스럽게 돼지해의 의미와 전통을 배우고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전주역사박물관 이동희관장은 “재복과 길몽의 상징인 돼지해를 맞아 전시도 관람하고, 돼지꿈처럼 모든 일이 잘 풀리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