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채한정교수

요즘은 바이오의 시대인 것은 정말 맞는 것 같다. 학술대회나 포럼에 가보면 연구자들 가운데전문 투자자 혹은 캐피탈리스트들이 가끔 눈에 보인다. 그동안 시대를 풍미한 부동산의 시대는 가고 이제는 유동자금의 투자처로써 유망한 생명과학 소재 및 벤처기업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 강국이다. 삼성 갤럭시는 아이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IT산업이 글로벌 SNS 네트워크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정말 많은 투자를 정보통신분야 대기업에 몰아주었으며 초창기 토대구축에 있어서는 거의 국민기업수준으로 많은 직간접 지원을 해주었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생명과학에도 집중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장기간의 세월동안 투자 및 지원을 정부차원에서 하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공학적 성격이 강한 정보통신과는 달리 생명과학은 기술과 기반원천 인프라 구축에 긴 세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최근까지 가시적인 성장은 잘 보여주지 못하였지만 수년전 한미의 대박 연이은 기술이전으로 대표되는 신약개발성공사례가 축적되기 시작하였다. 흔히 노벨상의 예비관문으로 인정되는 Cell Science, Nature의 3대저널에 한국인의 연구결과가 종종 등장, 과학 선진국의 대열에 가까스로 서면서 현재 한류의 열풍처럼 과학의 한류화를 곧 주도할 것 같은 선까지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이 IT의 대표주자이자 생명과학의 선두주자로 서가고 있는 현재 이 시점에서 이를 계속 추동할 수 있는 동력을 교육체제를 통하여 뒷받침하여준다면 과학기술의 안정된 국가위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바이오의 교육체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바이오 연구기술, 인문사회 연계 및 벤처캐피탈까지 같이 운용할 수 있고 통합사고로 일을 풀어나갈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함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00년 전까지는 하나의 분야에서 자기역할만 잘하면 충분한 시대였다면 지금은 주변의 역학관계까지 볼 수 있으면서 자기 전문성과 더불어서 협력을 통하여 일을 진행할 수 있는 유연한 통합성이 요구되어지는 시대라고 하겠다. 자기 전문성 외에도 주위 인프라를 이해하고 운용할 수 있는 지식적 기반 역시 필요함을 말하고자 한다.
좋은 예가 의사, 약사 직능이라고 할 수 있다. 임상실력만 가져도 환자중심의 전문성은 확고한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바이오의 최종산물인 “신약”개발에도 훈련되고 이를 주도할 수 있는 의사 약사를 기대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교육적 혜택을 많이 받으며 성장하게 되는 직종인 의사, 약사가 전문자영업에 머무르기에는 사회적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고 하겠다. 많은 교육투자를 받은 인재들이 국가적 기여도가 높은 분야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신약개발까지 가기위해서는 일반 화학, 생물학이 중요하지만 더불어서 임상적 소견이 매우 중요하다. 필자는 임상적 수련과정을 거치는 의사, 6년제 약사의 교육과정개선을 통하여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생명과학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벤치에서 베드로”라는 켓치프레이즈가 있다. 벤치는 실험실 실험대를 말하는 것으로 이 벤치에서 연구하는 후보물질이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쓰여 질 것이라는 뜻이다. 벤치에서 연구를 하지만 초점은 베드에 누워있는 환자를 위함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환자에 대한 이해가 있고 임상연구를 주도하는 이들에게 생명과학부터 신약개발 최종단계까지 담아내는 교육과정에 노출시킨다면 현재 꽃망울을 하나씩 터뜨려가는 이 신약의 시대에 백만송이 꽃을 피워낼 수 있는 오늘이 우리에게 다가 올 것이다.

시대의 흐름을 담아내고 선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주체가 대학이며 교육이 백년지대계임을 오늘날도 그대로 적용됨을 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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